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파킨슨병 약과 한약을 함께 쓸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목차
한약을 같이 먹어도 되는지, 신경과에는 말하지 않으셨다고 하십니다.

파킨슨병으로 여러 약을 드시면서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쓰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데 그 사실을 담당 의료진이 모르는 경우도 그만큼 많아요. 오늘은 함께 쓸 때 실제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킨슨병 환자 201명 가운데 40%가 보완요법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심각한 상호작용과 연관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심각한 문제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쓰는 것 자체보다 알리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합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함께 쓰고 계신가요?
생각보다 많아요.
Rajendran et al (2001)이 파킨슨병 환자 201명을 면담해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 81명, 즉 40%가 한 가지 이상의 보완요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 가장 흔한 것은 비타민과 한약재, 마사지, 침이었습니다
- 나이가 젊을수록, 발병 나이가 이를수록 더 많이 이용했습니다
- 병의 중증도나 유병 기간과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즉 병이 심해서 찾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쓰는 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연구진의 결론이 인상적이에요. 이렇게 널리 쓰이는데도 검증이 거의 되지 않았으니,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말씀하지 않으실까요?
진료실에서 들어 보면 이유가 비슷해요.
- 혼날 것 같아서
- 어차피 반대하실 테니까
- 음식 같은 거라 상관없을 것 같아서
- 물어보지 않으셔서
마지막 이유가 특히 많아요. 진료 시간이 짧다 보니 먼저 여쭤보지 않으면 말할 기회가 없거든요.
그런데 알리지 않으면, 새로 생긴 증상의 원인을 찾을 때 중요한 단서 하나가 빠집니다.
메스꺼움이 생겼을 때 약 때문인지 다른 것 때문인지 가려야 하는데, 무엇을 드시는지 모르면 그 판단이 어려워져요.
함께 쓸 때 실제로 위험한가요?
Posadzki et al (2013)이 이 주제를 다룬 체계적 문헌고찰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결과는 두 갈래였습니다.
- 대부분의 한약재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는 상호작용과 연관되지 않았습니다
- 다만 일부 약재에서는 심각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여기서 「대부분은 괜찮았다」와 「일부는 심각했다」를 함께 기억하셔야 합니다. 앞만 보면 방심하게 되고, 뒤만 보면 과하게 겁먹게 되거든요.
심각한 사례로 보고된 것에는 이식 거부반응, 마취에서 늦게 깨어남, 심혈관 허탈, 간과 콩팥 독성, 서맥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자주 상호작용을 일으킨 약은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였습니다. 피가 굳는 것을 막는 약들이에요.
파킨슨병으로 다니시면서 이런 약을 함께 드시는 분이라면 특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저자들도 한계를 적었습니다. 원자료의 질이 낮고 수가 적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에요.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어요. 다만 자료를 정확히 읽으셔야 합니다.
Navarro et al (2014)이 미국의 약물유발 간손상 연구망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한약재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한 간손상 사례의 비중이 7%에서 20%로 늘었다는 결과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어요. 이 자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보디빌딩용 보충제와 체중 감량 제품이었습니다.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탕약과는 성격이 다른 제품들이에요.
그래도 이 결과가 알려 주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천연이니까 안전하다」는 생각이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구입하신 제품은 성분이 표기와 다른 경우가 있어 더 조심하셔야 해요.
어떤 신호가 나오면 멈춰야 하나요?
간과 관련된 신호를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됩니다
- 소변 색이 짙어집니다
- 이유 없이 심하게 피곤합니다
- 입맛이 뚝 떨어지고 메스껍습니다
- 오른쪽 윗배가 불편합니다
- 온몸에 발진이 올라옵니다
이 가운데 노랗게 되는 증상은 가장 늦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그 전에 피로와 입맛 저하가 먼저 오는 경우가 많아, 「요즘 유난히 기운이 없다」는 느낌을 그냥 넘기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복용을 멈추시고 담당 의료기관에 알리셔야 해요.
여기서 저희 한의원의 한계도 말씀드립니다. 간 기능 검사는 저희가 하지 않습니다. 혈액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면 의료기관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복용 간격은 어떻게 잡나요?
흡수가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파킨슨병 약은 흡수 조건에 예민한 편이에요. 그래서 함께 드실 때 시간을 나누는 것이 기본이에요.
- 파킨슨병 약을 먼저 드시고 시간 간격을 둡니다
- 철분제가 있다면 최소 2시간을 띄웁니다
- 단백질이 많은 식사와의 간격도 함께 봅니다
철분과 단백질 문제는 약 먹는 시간과 단백질 편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간격을 정할 때는 하루 일정을 함께 봐요. 출근이나 식사 시간처럼 바꾸기 어려운 것을 먼저 놓고, 나머지를 그 사이에 맞춥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지키기 어려우면 소용이 없거든요.
파킨슨병에서 특히 확인하는 것이 있나요?
세 가지를 봐요.
첫째, 비슷한 작용이 겹치지 않는지예요. 이미 입마름이나 변비를 일으키는 약을 드시고 있다면, 같은 방향의 것을 더하지 않도록 합니다.
둘째, 혈압에 영향을 주는지예요. 파킨슨병에서는 자율신경 신경병증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흔합니다. 혈압을 더 떨어뜨리는 것이 겹치면 넘어질 위험이 올라가요.
셋째, 졸음을 더하는지예요. 파킨슨병 약 가운데 낮 졸림을 일으키는 것이 있어, 여기에 더해지면 운전 같은 활동이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첫 상담에서 드시는 것을 모두 여쭤봅니다. 처방약, 약국에서 사신 것, 건강기능식품, 즙이나 환까지 포함해서요.
소화기 상태는 왜 함께 보나요?
약효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에요.
자율신경 신경병증이 진행하면 위 배출이 늦어지고 변비가 생깁니다. 그러면 같은 약을 같은 시각에 드셔도 흡수되는 때가 매번 달라집니다.
- 위가 늦게 비면 약효가 늦게 시작됩니다
- 변비가 심하면 하루 중 약효가 들쭉날쭉해집니다
- 식사가 불규칙하면 이 변동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소화와 배변을 정리하는 일이 약을 안정적으로 쓰는 조건이 됩니다.
이 부분이 저희가 실제로 맡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소화기 상태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것을 더하면 흡수의 변동만 커질 수 있어요. 무엇을 더할지보다 지금 흔들리는 조건이 무엇인지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목록은 어떻게 만들면 되나요?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종이 한 장이면 됩니다.

- 처방받은 약 — 봉투나 처방전을 그대로 찍어 오셔도 됩니다
- 약국에서 사신 것 — 진통제, 소화제, 변비약 같은 것들입니다
- 건강기능식품 — 비타민, 오메가3, 유산균을 포함합니다
- 즙과 환, 차 — 성분을 알기 어려운 것일수록 중요합니다
- 시작한 시기 — 대략 몇 월부터인지만 적으셔도 됩니다
이 한 장이 있으면 새 증상이 생겼을 때 원인을 찾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한 부를 만들어 두시고 신경과와 한의원 양쪽에 같은 것을 보여 드리시면 가장 좋습니다.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판단이 어긋나거든요.
저희가 지키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네 가지입니다.
- 복용 중인 약을 끊지 않습니다 — 대신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 드시는 것을 모두 확인합니다 — 처방약뿐 아니라 시중 제품까지 포함합니다
- 검사가 필요하면 안내합니다 — 혈액검사와 영상 검사는 의료기관의 영역입니다
- 효과를 과장하지 않습니다 — 근거가 어디까지인지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병용의 근거가 어디까지인지는 임상연구는 무엇을 보여주었나 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을 함께 앓고 계시면 어떤가요?
확인할 것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쇼그렌증후군이나 류마티스관절염으로 면역을 조절하는 약을 쓰고 계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약은 간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쓰는 경우가 많아요.
- 이미 간에 부담이 되는 약을 쓰고 계실 수 있습니다
- 정기 검사 일정이 있다면 그 결과를 함께 봅니다
- 감염 위험이 높아진 상태라면 더 조심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것을 더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 진료에 알리셔야 합니다.
두 병이 겹칠 때의 이야기는 쇼그렌증후군이 함께 올 때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 파킨슨병으로 오시는 분들께 드시는 것을 여쭤보면, 처음에는 처방약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조금 더 여쭤보면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 그 즙은 약이 아니라서 말씀 안 드렸어요."

숨기려는 뜻이 아니라, 약이 아니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분이 겹치는 경우가 있어 저희 쪽에서 먼저 여쭤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진을 찍어 오시라고 부탁드립니다. 이름을 적기 어려우면 통을 그대로 찍어 오시면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일곱 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드시는 것을 한 장에 모읍니다. 처방약, 약국 약, 건강기능식품, 즙과 환까지 전부입니다.
둘. 양쪽 진료에 같은 목록을 보여 드립니다. 신경과와 한의원 모두 같은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셋. 피가 굳는 것을 막는 약을 드신다면 먼저 알립니다. 상호작용이 가장 자주 보고된 조합입니다.
넷. 「천연이니 안전하다」는 생각을 내려놓습니다. 간손상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다섯. 인터넷으로 산 제품은 특히 조심합니다. 표기와 성분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여섯. 새 증상이 생기면 시점을 적습니다. 무엇을 시작한 뒤였는지가 원인을 가리는 열쇠입니다.
일곱. 몸이 노랗게 되면 즉시 멈추고 알립니다. 기다리지 마세요.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 질환에서 나타나는 소화기 증상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담당 신경과 치료가 흔들리지 않도록 옆에서 돕는 것이 저희가 맡는 부분이에요.
파킨슨병에 한약을 함께 썼을 때의 임상 근거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 치료 한의원 — 한약을 함께 썼을 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약과 파킨슨병 약을 함께 먹어도 되나요?
A. 무엇을 함께 쓰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대부분은 심각한 상호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드시는 것을 모두 알려 주시면 확인해 드립니다.
Q. 몇 시간 간격을 두면 되나요?
A. 성분과 드시는 약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파킨슨병 약을 먼저 드시고 간격을 두는 것이 기본이고, 철분제는 최소 2시간을 띄웁니다.
Q. 신경과 선생님이 반대하시면 어떻게 하나요?
A. 그 판단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다만 무엇을 왜 반대하시는지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특정 성분 때문인지, 전반적인 우려인지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Q.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니 괜찮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간손상 사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오히려 보충제 계열이었습니다. 약이 아니라는 표시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Q. 한의원에서 간 수치를 봐 주시나요?
A. 혈액검사는 저희가 하지 않습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료기관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Q. 즙이나 환도 말씀드려야 하나요?
A. 네. 오히려 그런 것들이 성분을 확인하기 어려워 더 중요합니다. 통을 사진으로 찍어 오셔도 됩니다.
Q. 한약을 먹는 동안 파킨슨병 약 용량을 줄여도 되나요?
A. 저희가 그렇게 안내하지 않습니다. 용량 조정은 처방한 신경과의 판단이고, 한의원 치료를 이유로 줄이는 일은 없습니다.
Q. 수술이나 시술 예정이면 미리 말해야 하나요?
A. 네, 반드시 알리셔야 합니다. 마취와 지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있어, 보통은 일정 기간 전에 중단합니다.
Q. 부작용이 생기면 한의원과 신경과 중 어디로 가나요?
A. 노랗게 되거나 숨이 차는 등 급한 신호면 의료기관이 먼저입니다. 그 외에는 어느 쪽이든 먼저 알리시고, 드시는 것 목록을 함께 보여 주세요.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드시는 것을 모두 적거나 찍어 오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Rajendran PR, Thompson RE, Reich SG (2001) The use of alternative therapies by patients with Parkinson's disease. Neurology 57:790-794
- Posadzki P, Watson L, Ernst E (2013) Herb-drug interactions: an overview of systematic reviews. British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 75:603-618
- Navarro VJ, Barnhart H, Bonkovsky HL, Davern T, Fontana RJ, Grant L, Reddy KR, Seeff LB, Serrano J, Sherker AH, Stolz A, Talwalkar J, Vega M, Vuppalanchi R (2014) Liver injury from herbals and dietary supplements in the U.S. Drug-Induced Liver Injury Network. Hepatology 60:1399-1408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복용 중인 약의 중단이나 병용은 담당 의료기관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