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머리카락과 눈썹이 빠지는 것이 약 때문인지 궁금할 때
목차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드시다가, 어느 날 베개나 세면대에서 머리카락이 부쩍 늘어난 것을 보고 놀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눈썹이 예전보다 성글어 보인다며 거울을 오래 들여다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약을 계속 먹어도 되는지 걱정되실 텐데요. 오늘은 이 약과 탈모의 관계를 최근 논문들을 통해 사실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세 줄 요약
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인한 탈모는 보고되어 있지만 드뭅니다. 피부 이상반응을 모은 문헌고찰에서 689건 중 12건이었습니다.
② 흔히 처방되는 약 가운데 탈모와의 연관이 강한 근거로 확인된 13종 목록에 이 약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③ 눈썹만 빠질 때는 약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다른 원인들이 있습니다. 이 약은 오히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를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어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먹으면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나요?
보고되어 있어요. 다만 흔한 이상반응은 아닙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HCQ)은 원래 말라리아 약으로 개발되었다가, 지금은 전신홍반루푸스와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에 오래 쓰이고 있는 약이에요. 처방전에는 성분명 대신 상품명이 적히는 경우가 많아, 같은 약을 다른 이름으로 알고 계신 분도 많아요.
Sharma AN et al (2020)은 이 약의 피부 관련 이상반응을 다룬 논문 94편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보고된 피부 이상반응은 모두 689건이었고, 종류로는 21가지였습니다.
가장 많이 보고된 순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약물 발진 또는 피부 발적 — 358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 피부 색소침착 — 116건
- 가려움 — 62건
- 급성 전신성 발진성 농포증(acute generalized exanthematous pustulosis) — 27건
-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또는 독성 표피 괴사융해 — 26건
- 탈모 — 12건
- 구내염 — 11건
탈모는 전체 689건 가운데 12건으로, 보고된 피부 이상반응 100건 중 2건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약을 먹는 사람 100명 중 2명에게 탈모가 생긴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보고된 피부 부작용들 중에서 탈모가 차지하는 비율이 그 정도라는 의미입니다.
같은 문헌고찰에서 이런 반응이 나타난 환자의 기저질환은 루푸스가 72%, 류마티스관절염이 14%였습니다. 누적 복용량은 3g에서 2,500g까지 폭이 매우 넓어, 얼마나 먹으면 생긴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환자들에게 물었을 때는 어땠나요?
한 병원에서 이 약을 쓰고 있거나 썼던 환자 102명에게 직접 물어본 조사가 있습니다.
Tétu P et al (2018)의 연구에서 102명 중 55명이 최소 한 가지 이상반응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보고된 91건 가운데 약과의 인과성 점수가 기준을 넘은 것은 59건(65%) 이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하나 있어요. 이상반응 때문에 약을 완전히 끊은 사람이 19명이었는데, 그중 8명은 인과성 평가에서 이 약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가장 흔했던 이상반응은 위장관 증상과 피부 증상이었습니다. 이 조사에서도 탈모가 흔한 항목으로 따로 꼽히지는 않았어요.

탈모를 일으킨다는 근거의 세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강한 근거 목록에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Mounessa J et al (2023)은 흔히 처방되는 약 192종을 대상으로 탈모와의 연관을 검색했습니다. 110종에서 관련 결과가 나왔지만, 그중 근거 수준이 강한 연구로 뒷받침되는 약은 13종이었습니다.
그 13종은 아달리무맙, 인플릭시맙, 부데소니드, 인터페론 β-1α, 타크로리무스, 에녹사파린, 대상포진 백신, 라모트리진, 도세탁셀, 카페시타빈, 엘로티닙, 이매티닙, 보르테조밉이었습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이 목록에 없습니다. 연관이 없다고 증명되었다는 뜻은 아니고, 개별 사례 보고는 있지만 인과관계를 판정할 만큼 설계가 탄탄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정확합니다.
저자들도 결론에서 약물 관련 탈모 분야 전체에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가 적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눈썹만 빠질 때는 무엇을 먼저 확인해야 할까요?
눈썹이 빠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진단 영역이에요. 원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기 때문에 약을 먼저 의심하기 전에 감별이 필요합니다.
눈썹이나 속눈썹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빠지는 것을 속눈썹·눈썹 탈모(madarosis) 라고 부릅니다. Nguyen B et al (2023)의 임상 리뷰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 그래서 정확한 진단이 관리의 첫 단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놓치기 쉬운 한 가지
전두 섬유성 탈모(frontal fibrosing alopecia, FFA) 라는 병이 있습니다. 이마 앞쪽 머리선이 뒤로 밀려나면서 흉터를 남기는 형태의 탈모인데, 눈썹 소실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Vañó-Galván S et al (2014)이 355명을 모아 분석한 다기관 연구에서 환자의 평균 나이는 61세였고 343명이 여성이었습니다. 심한 형태는 131명(37%)이었습니다.
심한 형태와 연관된 독립 인자는 속눈썹 소실, 얼굴의 작은 구진, 몸의 털 침범이었습니다. 반면 눈썹 소실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 경우는 오히려 경한 형태와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병은 중년 이후 여성에게 흔하고, 자가면역질환으로 이 약을 드시는 분들의 연령대와 겹칩니다. 약을 시작한 시기와 눈썹이 빠지기 시작한 시기가 우연히 붙어 보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이 약이 오히려 탈모 치료에 쓰인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사실이에요. 그리고 이 점이 눈썹 문제를 판단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Ravipati A et al (2023)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모발 질환 치료에 쓴 문헌들을 정리했습니다. 대상이 된 병은 편평태선성 모발염(lichen planopilaris), 앞서 말씀드린 전두 섬유성 탈모, 그리고 원형 탈모(alopecia areata)였습니다.
세 질환 모두에서 효과는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탈모 진행이 멈춘 사례부터 전혀 나아지지 않은 사례까지 폭이 넓었고, 표준화된 치료 지침도 아직 없어요.
그래도 직접 비교한 시험이 하나 있어요. Saber M et al (2024)은 전두 섬유성 탈모 여성 34명을 두 군으로 나눠 6개월간 관찰했습니다. 한 군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다른 군은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했고 두 군 모두 바르는 약을 함께 썼습니다.
두 군 모두 중증도 점수와 모발경 검사 점수가 유의하게 좋아졌고(P < 0.01), 군 사이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사진 평가에서는 두 군 모두 60% 이상의 환자가 호전되었습니다.

같은 약이 어떤 사람에게는 탈모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탈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눈썹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약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습니다.
머리카락 색이 옅어지는 것과 빠지는 것은 다른가요?
달라요. 그리고 색소 변화 쪽이 훨씬 흔합니다.
앞서 본 문헌고찰에서 피부 색소침착은 116건으로 탈모(12건)의 열 배 가까이 보고되었습니다. 피부 루푸스와 피부근염 환자 532명을 분석한 Mittal L et al (2018)의 연구에서도 흔한 독성 항목에 점막과 피부의 색소 이상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색이 옅어지거나 반대로 짙어지는 변화는 모발이 실제로 빠지는 것과 기전이 달라요. 거울 앞에서 눈썹이 옅어 보일 때, 숱이 줄어든 것인지 색이 바랜 것인지 나누어 보시면 설명이 달라질 수 있어요.
원래 앓던 자가면역질환 때문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충분히 있어요. 오히려 이 가능성을 먼저 따져 보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전신홍반루푸스는 그 자체로 탈모를 만들어요. 병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활성이 가라앉으면 다시 자라는 양상이 흔합니다. 쇼그렌증후군에서도 탈모가 동반 증상으로 보고되어 왔습니다.
앞의 문헌고찰에서 피부 이상반응을 겪은 환자의 72%가 루푸스 환자였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으니 이 약을 먹고 있는 것이고, 그 자가면역질환 자체가 피부와 모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원인을 나누기가 어려워져요.

여기에 더해 Pelle MT, Callen JP (2002)의 연구는 같은 약이라도 기저질환에 따라 피부 반응 빈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피부근염 환자 39명 중 12명(31%)이 피부 반응을 보인 반면, 나이와 성별을 맞춘 피부 루푸스 환자 39명 중에서는 1명뿐이었습니다.
함께 먹는 다른 약이 원인일 수도 있나요?
그럴 수 있어요. 자가면역질환 치료에서는 여러 약을 같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Alhanshali L et al (2023)이 정리한 약물 유발 탈모 업데이트에서는 세포독성 항암제, 생물학적 제제, 면역조절제를 비롯한 여러 계열이 탈모와 연결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앞서 본 강한 근거 13종 목록에도 면역 관련 약들이 여럿 들어 있었죠.
그래서 약을 원인으로 의심하실 때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하나만 떼어 놓고 보기보다, 복용 중인 약 전체 목록을 놓고 시작 시점과 증상 시점을 맞춰 보는 편이 훨씬 도움이 돼요.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약을 의심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이 약 때문인 것 같아서 며칠 안 먹어 봤다"는 말씀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 보면 시점이 맞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약을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난 뒤에 갑자기 빠지기 시작했다거나, 그 사이에 다른 약이 추가되었거나, 병이 활발해진 시기와 겹쳐 있는 식이에요.
빠지는 부위를 여쭤 보면 설명이 더 갈리기도 해요. 정수리부터 전체적으로 성글어지는지, 이마 앞쪽 머리선이 뒤로 밀려나는지, 동전 모양으로 둥글게 비는지에 따라 살펴볼 방향이 다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무엇보다 스스로 약을 끊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약은 자가면역질환의 활성을 낮추는 기본 약으로 오래 쓰이고 있어서, 임의로 중단하면 병 자체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대신 다음을 정리해서 처방한 의료기관에 가져가시면 상담이 훨씬 빨라져요.
- 언제부터인지 — 빠지기 시작한 시점을 달 단위로라도 적어 둡니다
- 어디가 빠지는지 — 정수리·앞머리선·눈썹·속눈썹·몸의 털을 나눠서 확인합니다
- 약 목록과 시작 시점 — 하이드록시클로로퀸뿐 아니라 함께 먹는 약을 모두 적습니다
- 병의 활성도 — 최근 관절 통증, 발진, 피로가 심해졌는지 함께 적습니다
- 사진 — 한 달 간격으로 같은 각도·같은 조명에서 찍어 두면 변화를 비교하기 좋습니다

숱이 줄어든 것인지 색이 옅어진 것인지 헷갈리실 때도 사진이 도움이 돼요.
자주 묻는 질문
Q. 이 약을 먹으면 탈모가 생기나요?
A. 드물게 보고됩니다. 피부 이상반응을 모은 문헌고찰에서 689건 중 12건이었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복용자 중 몇 퍼센트라는 뜻이 아니라, 보고된 피부 부작용 가운데 탈모가 차지한 비율입니다.
Q. 얼마나 먹으면 탈모가 생기나요?
A. 기준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문헌고찰에서 이상반응이 나타난 누적 복용량은 3g에서 2,500g까지 폭이 매우 넓었습니다.
Q. 눈썹이 빠지는데 이 약 때문인가요?
A. 먼저 다른 원인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눈썹이 빠지는 원인은 여러 갈래이고, 그중 전두 섬유성 탈모는 눈썹 소실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 약은 오히려 그 병의 치료에 쓰이고 있습니다.
Q. 약을 끊으면 다시 자라나요?
A. 약물로 인한 탈모는 원인이 된 약을 끊으면 회복되는 경과로 Alhanshali L et al (2023)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원인이 약이 아니라 기저 질환이거나 다른 형태의 탈모라면 끊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판단 없이 먼저 끊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Q. 머리카락 색이 옅어진 것도 부작용인가요?
A. 색소 변화는 이 약에서 비교적 자주 보고되는 편입니다. 앞의 문헌고찰에서 피부 색소침착은 116건으로 탈모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색이 바래는 것과 숱이 주는 것은 나눠서 보셔야 합니다.
Q. 탈모 때문에 약을 바꿔 달라고 해도 될까요?
A. 상의해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한 조사에서는 이상반응으로 약을 완전히 끊은 19명 가운데 8명이 인과성 평가에서 이 약과 무관한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원인을 확인하기 전에 바꾸면, 도움이 되던 약만 잃을 수 있습니다.
Q. 병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시점을 맞춰 보는 것이 가장 실용적입니다. 병의 활성이 오를 때 함께 심해졌다면 병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빠지는 부위의 모양과 모발경 검사 소견으로도 구분하므로, 피부과 진료에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 Saber M et al (2024) Clinical effectiveness of finasteride versus hydroxychloroquine in the treatment of frontal fibrosing alopecia: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Cosmet Dermatol 23:576-584
- Alhanshali L et al (2023) Medication-induced hair loss: An update. J Am Acad Dermatol 89:S20-S28
- Mounessa J et al (2023) Commonly prescribed medications associated with alopecia. J Am Acad Dermatol 88:1326-1337
- Nguyen B et al (2023) Eyebrow and Eyelash Alopecia: A Clinical Review. Am J Clin Dermatol 24:55-67
- Ravipati A et al (2023) Use of Hydroxychloroquine in Hair Disorders. Skin Appendage Disord 9:416-422
- Sharma AN et al (2020) Characterizing the adverse dermatologic effects of hydroxychloroquine: A systematic review. J Am Acad Dermatol 83:563-578
- Mittal L et al (2018) Antimalarial drug toxicities in patients with cutaneous lupus and dermatomyositis: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J Am Acad Dermatol 78:100-106
- Tétu P et al (2018) Prevalence of hydroxychloroquine-induced side-effects in dermatology patients: A retrospective survey of 102 patients. Ann Dermatol Venereol 145:395-404
- Vañó-Galván S et al (2014) Frontal fibrosing alopecia: a multicenter review of 355 patients. J Am Acad Dermatol 70:670-678
- Pelle MT, Callen JP (2002) Adverse cutaneous reactions to hydroxychloroquine are more common in patients with dermatomyositis than in patients with cutaneous lupus erythematosus. Arch Dermatol 138:1231-1233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복용 중인 약의 조정과 중단은 반드시 처방한 의료기관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