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파킨슨병 기억력, 치매로 이어질까 걱정될 때
목차
요즘 깜빡깜빡한다고 하십니다. 치매로 가는 건지 걱정된다고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에서 인지 기능은 흔히 걱정되는 부분이에요. 그런데 알츠하이머병과는 나타나는 방식이 다르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오늘은 확인된 근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킨슨병에서 치매의 시점 유병률은 약 30%이고, 발생률은 대조군의 4~6배입니다.
10년 넘게 생존한 환자의 75% 이상에서 치매가 나타났고, 발병까지 평균 10년쯤 걸렸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고, 항콜린제 노출처럼 조절할 수 있는 요인도 확인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병과 어떻게 다를까요?
시작하는 곳이 달라요.
알츠하이머병은 대개 기억력에서 시작해요. 어제 일을 잊는 것이 첫 신호예요.
파킨슨병에서 오는 인지 변화는 다른 쪽에서 와요.
- 주의 집중력 — 여러 가지를 동시에 처리하기 어려워집니다
- 실행 기능 — 계획을 세우고 순서를 잡는 일이 힘들어집니다
- 시공간 인지 — 길을 찾거나 물건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 기억력 — 영향을 받지만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한 가지 더 다른 점이 있으며, 파킨슨병 치매에서는 본인이 문제를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이 잘 안 나오거나 집중이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십니다. 이 점이 알츠하이머병과 구분되는 특징으로 언급돼요.
얼마나 흔한가요?
숫자를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Aarsland와 Kurz (2010)의 종설이 이 수치의 출처로 널리 인용됩니다.

- 시점 유병률 — 약 30%. 어느 시점에 조사하면 파킨슨병 환자 열 명 중 세 명입니다
- 발생률 — 대조군의 4~6배
- 10년 이상 생존한 환자 — 최소 75%에서 치매가 나타났습니다
- 발병까지 평균 기간 — 파킨슨병 발병으로부터 약 10년
여기서 두 숫자를 구분하시는 것이 중요해요. 30%와 75%는 다른 것을 말합니다.
30%는 「지금 이 순간 조사했을 때」의 비율입니다. 75%는 「10년 넘게 지낸 분들 가운데」의 비율이에요. 시간이 길어지면 누적 비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차이가 생겨요.
그리고 종설은 「상당한 개인차가 있다」고 분명히 적었습니다. 병 초기에 인지 변화가 오는 분도 있고, 오래 지나도 오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더 일찍 오나요?
같은 종설이 가장 확립된 위험 요인 네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 나이가 많음
- 운동 증상이 심함 — 특히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
- 경도 인지 장애가 이미 있음
- 환시가 있음
여기서 두 가지를 눈여겨보실 만해요.
첫째, 자세와 걸음의 문제가 콕 집혀 있어요. 떨림이 주된 형태보다, 자세가 흔들리고 걸음이 달라지는 형태에서 인지 변화가 더 일찍 오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에요.
둘째, 환시예요. 환시가 있으면 인지 저하의 속도가 빠르고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고 정리되며, 콜린성 신경의 손상과 루이소체 병리의 진행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봅니다.
환시를 따로 다룬 글은 환시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그 글에서도 적었듯이, 환시가 있다고 곧 치매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가벼운 형태만 있는 경우는 결이 다릅니다.
유전에 대해서는 종설이 「현재 명확하지 않고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었고, 가족력을 근거로 단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신경병증도 인지와 관계가 있을까요?
직접 이어지지는 않지만, 겹치는 곳이 있어요.
파킨슨병에서는 뇌 안의 변화와 함께 말초의 자율신경 신경병증이 진행해요. 변비, 기립성 저혈압, 입마름이 그 결과예요.
이 자율신경 신경병증이 인지에 간접적으로 작용해요.
-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듭니다
- 만성적인 관류 부족은 집중력과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 밤중 배뇨와 얕은 잠이 겹치면 낮의 인지 기능이 더 눌립니다
그래서 어지러움이 잦고 잠이 얕은 분에서는 그 두 가지를 먼저 정리해 봅니다.
인지 검사 점수를 바꾸겠다는 뜻이 아니에요. 다만 눌려 있던 부분이 회복되면 체감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요.
기립성 어지러움은 어지러움 편에서 자율신경 증상과 함께 다루었습니다.
왜 도파민이 아니라 콜린일까요?
파킨슨병 치매는 도파민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운동 증상은 도파민이 줄면서 생겨요. 그래서 레보도파를 쓰면 움직임이 나아집니다.
그런데 인지 쪽은 다른 신경 전달 물질이 관여해요. 아세틸콜린을 쓰는 신경 세포의 손상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여기에 노르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 계통의 손상도 함께 작용합니다.
그래서 레보도파를 늘려도 인지 기능이 함께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에서 실용적인 결론 하나가 나와요. 콜린 작용을 막는 약, 즉 항콜린제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항콜린제가 무엇이고 왜 문제일까요?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막는 약이에요. 그리고 생각보다 여러 곳에 들어 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제 중에도 항콜린 작용을 가진 것이 있고, 다른 과에서 받는 약에도 들어 있어요.

- 알레르기·두드러기·콧물에 쓰는 일부 항히스타민제
- 일부 항우울제
- 일부 항정신병제
- 과민성 방광 약
- 일부 항경련제
- 일부 소화기 약
Coupland et al (2019)의 연구가 이 문제를 대규모로 확인했고, 케이스와 대조군 각각을 맞춘 284,343명의 자료를 분석했어요.
결과는 노출량에 따라 이렇게 나뉘었습니다.
- 가장 적게 노출된 집단 — 오즈비 1.06 (95% 신뢰구간 1.03~1.09)
-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 — 오즈비 1.49 (1.44~1.54)
약을 처방받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이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약 1.5배였다는 뜻입니다.
계열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 파킨슨병 약 중 항콜린 작용을 가진 것 — 오즈비 1.52 (1.16~2.00)
- 항정신병제 — 1.70 (1.53~1.90)
- 방광 약 — 1.65 (1.56~1.75)
- 항경련제 — 1.39 (1.22~1.57)
- 항콜린성 항우울제 — 1.29 (1.24~1.34)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여기서 인터넷에 잘못 도는 표현을 바로잡아야 해요.
「항콜린제를 3년 이상 복용한 사람 중 49%에서 치매가 발생했다」는 문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독입니다. 1.49는 오즈비이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49% 더 높다는 뜻이며, 복용자의 49%가 치매에 걸렸다는 말이 아닙니다.
두 표현의 차이가 큽니다. 앞의 것은 절반 가까이가 걸린다는 말이고, 뒤의 것은 원래 위험에 절반을 더한다는 말이에요.
그리고 하나 더. 이 연구는 관찰 연구예요. 약이 치매를 일으켰다는 인과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함께 나타나는 경향을 확인한 것입니다. 약을 쓰게 만든 원래 질환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남아 있어요.
그래서 결론은 이렇습니다. 약을 임의로 끊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대신 「꼭 필요한 약인지, 대체할 수 있는 약이 있는지」를 담당 의료진과 한 번 점검해 보실 근거가 됩니다.
인지 기능을 지키려면 무엇을 할까요?
확립된 예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눌러 놓는 요인은 줄일 수 있어요.
인지 변화 자체를 되돌리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기능을 실제보다 더 나쁘게 만드는 것들이 있고, 이쪽은 손댈 수 있습니다.
- 잠 — 얕은 잠과 낮 졸림은 집중력을 곧바로 떨어뜨립니다
- 우울과 무감동 — 의욕이 떨어지면 인지 검사 점수도 함께 내려갑니다
- 약의 총량 — 항콜린 작용이 겹쳐 있으면 흐릿함이 더해집니다
- 운동 — 유산소 운동이 인지와 신체 기능의 악화를 늦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혈압 — 기립성 저혈압이 잦으면 뇌 혈류가 반복해서 줄어듭니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치매를 막는다」가 아니라 「눌려 있던 것을 되돌린다」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체감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며, 잠을 정리하고 나서 「머리가 맑아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인지 검사 점수가 바뀌지 않아도 일상은 편해질 수 있으며, 저희가 이쪽을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한의학은 이 변화를 어떻게 볼까요?
정신을 담는 힘이 약해진 상태로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억과 집중을 담당하는 힘이 기혈에서 나온다고 보며, 기혈이 부족하고 순환이 막히면 정신이 흐트러지고 집중이 어려워진다고 이해해요.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형태는 여기에 잠과 정서의 문제가 겹쳐 있는 경우가 많으며, 얕은 잠, 낮 졸림, 우울과 무감동이 인지 기능을 함께 끌어내립니다.
그래서 기혈을 채우고 순환을 도우면서, 잠과 정서를 함께 정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여기서 분명히 말씀드리며, 한의학 치료가 치매로의 진행을 막는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맡는 것은 잠과 기분, 피로를 정리해 지금의 인지 상태가 더 눌리지 않게 돕는 쪽입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 파킨슨병으로 오시는 분들이 이 걱정을 꺼내실 때, 대개 조심스럽게 물으십니다.
"이거 치매 시작인가요?"
여쭤보면 이름이 잘 안 떠오르거나,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기 어려워졌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스스로 그것을 정확히 알고 계세요.
앞서 본 것처럼, 본인이 알고 계신다는 것 자체가 알츠하이머병과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그리고 잠을 못 자거나 우울감이 깊을 때 유난히 심해진다고 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레한의원은 인지 기능 검사나 뇌 영상 검사를 하지 않으며, 확인은 신경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놓고 잠과 정서 쪽을 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다섯 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복용 약 목록을 한 번 정리합니다. 여러 과에서 받은 약 가운데 항콜린 작용을 가진 것이 겹쳐 있을 수 있습니다. 목록을 들고 담당 의료진께 여쭤보세요.
둘. 약은 임의로 끊지 않습니다. 관찰 연구에서 확인된 연관이고, 인과가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대체 가능성의 판단은 처방한 쪽의 몫입니다.
셋. 잠을 먼저 봅니다. 얕은 잠과 낮 졸림은 인지 기능을 눌러 놓습니다. 이쪽을 정리하면 체감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넷. 걱정을 숫자로 눌러 두지 않습니다. 75%라는 수치는 10년 넘게 지낸 분들의 누적 비율이고, 개인차가 상당하다고 종설이 명시했습니다.
다섯. 변화를 적어 둡니다. 무엇이 언제부터 어려워졌는지 기록하면 진료에서 판단이 정확해집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 질환에서 나타나는 수면·정서 증상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잠과 기분, 피로를 정리해 인지 기능이 더 눌리지 않게 돕는 것이 저희가 맡는 부분이에요.
잠꼬대와 렘수면 행동장애는 잠꼬대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파킨슨병에 한약을 함께 썼을 때의 임상 근거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 치료 한의원 — 한약을 함께 썼을 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파킨슨병이면 결국 치매가 오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 조사하면 약 30%이고, 10년 넘게 지낸 분들 가운데는 75% 이상으로 보고됩니다. 다만 종설이 개인차가 상당하다고 명시했고, 오래 지나도 인지 변화가 오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Q. 깜빡깜빡하는 것이 치매의 시작인가요?
A. 파킨슨병에서 오는 인지 변화는 기억력보다 주의 집중력과 실행 기능, 시공간 인지에서 먼저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 정도는 잠 부족이나 우울감으로도 생깁니다. 신경과에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 항콜린제를 먹으면 치매에 걸리나요?
A.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의 오즈비가 1.49로, 가능성이 약 49% 높다는 뜻입니다. 복용자의 49%가 걸렸다는 말이 아니고, 인과가 증명된 것도 아닙니다.
Q. 그러면 약을 끊어야 할까요?
A. 임의로 끊지 마세요. 다만 여러 과에서 받은 약 가운데 항콜린 작용이 겹쳐 있을 수 있으니, 목록을 정리해 꼭 필요한 약인지 담당 의료진과 점검해 보실 근거는 됩니다.
Q. 레보도파를 늘리면 인지도 좋아질까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운동 증상은 도파민과 관련되지만, 인지 쪽은 아세틸콜린을 쓰는 신경의 손상이 주로 관여합니다. 서로 다른 계통입니다.
Q. 한의원에서 인지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이레한의원은 인지 기능 검사나 뇌 영상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검사는 신경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보며 잠과 정서 쪽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복용 중인 약 전체 목록과 인지 검사 결과가 있으시면 함께 가져와 주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Aarsland D, Kurz MW (2010) The epidemiology of dementia associated with Parkinson disease. Journal of the Neurological Sciences 289:18-22
- Coupland CAC, Hill T, Dening T, et al (2019) Anticholinergic Drug Exposure and the Risk of Dementia: A Nested Case-Control Study. JAMA Internal Medicine 179:1084-1093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고,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으며, 복용 중인 약의 조절은 반드시 처방한 의료기관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