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흑염소가 고지혈증 수치를 올릴까, 지금까지 확인된 근거
목차
기력이 떨어졌다 싶을 때 흑염소를 챙겨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지적받고 나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몸에 좋다고 먹었는데 혹시 수치를 올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죠.
오늘은 이 질문에 실제 연구가 어디까지 답해 주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흑염소를 먹고 혈중 지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람에게서 직접 확인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붉은 고기 전반을 다룬 무작위 배정 시험 36편·1,803명 분석에서는, 붉은 고기가 총콜레스테롤과 LDL을 특별히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무엇을 대신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고, 근거의 확실성 자체는 낮은 편입니다.

흑염소와 콜레스테롤을 직접 본 연구가 있을까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흑염소를 먹인 뒤 총콜레스테롤이나 LDL, 중성지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국내 흑염소를 다룬 논문은 여러 편 있지만 대부분 고기의 품질과 향, 지방산 조성, 가공 방법을 다룹니다. 사람의 혈액 지표를 본 연구는 그 안에 없습니다.
동물 실험이 한 편 있기는 합니다. 다만 보고된 수치들이 서로 맞지 않아 그대로 인용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러니 "흑염소가 콜레스테롤을 올린다" 또는 "내린다"고 단정하는 이야기는, 어느 쪽이든 근거가 확인된 주장이 아닙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직접 연구가 없을 때는 한 단계 넓은 범주에서 답을 찾습니다. 흑염소는 붉은 고기에 속하므로, 붉은 고기 전반을 다룬 연구를 보면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주제는 무작위 배정 시험이 꽤 쌓여 있습니다. 참가자를 무작위로 나눠 한쪽은 붉은 고기를 먹게 하고 다른 쪽은 다른 음식을 먹게 한 뒤 혈액을 비교한 연구들입니다.

붉은 고기는 콜레스테롤을 올렸을까요?
Guasch-Ferré M et al (2019)이 무작위 배정 시험 36편, 참가자 1,803명을 모아 분석했습니다.
붉은 고기를 먹은 집단과 다른 음식으로 바꾼 집단 전체를 견주었을 때, 총콜레스테롤과 LDL, HDL, 그리고 아포지단백 A1·B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혈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가지만 달랐습니다. 중성지방은 붉은 고기 쪽에서 덜 떨어졌습니다. 가중평균차 0.065mmol/L, 95% 신뢰구간 0.000~0.129였는데, 신뢰구간의 아래 끝이 0에 걸쳐 있어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에는 아슬아슬한 수준입니다.
즉 붉은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콜레스테롤이 뚜렷하게 올라가지는 않았다는 것이 이 분석의 결론입니다.
그런데 왜 붉은 고기가 나쁘다는 말이 있을까요?
같은 분석에서 비교 대상을 나눠 보자 그림이 달라졌습니다. 여기가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콩·두부·견과류 같은 질 좋은 식물성 단백질과 비교했을 때 붉은 고기 쪽은 총콜레스테롤이 덜 떨어졌습니다. 가중평균차 0.264mmol/L(95% 신뢰구간 0.144~0.383, P < 0.001), LDL은 0.198mmol/L(0.065~0.330, P = 0.003)였습니다.
P값은 이 정도 차이가 우연히 생길 확률이며 0.05보다 작으면 의미 있는 차이로 봅니다. 이 두 수치는 그 기준을 넉넉히 통과했습니다. 콩류로 바꿨다면 더 내려갔을 것을, 고기를 먹어서 덜 내려갔다는 뜻입니다.
생선과 비교했을 때는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붉은 고기 쪽에서 LDL이 더 많이 떨어졌지만(−0.173mmol/L),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도 함께 떨어졌습니다(−0.065mmol/L).
흰 빵이나 국수 같은 정제 탄수화물과 비교했을 때는 붉은 고기 쪽에서 중성지방이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0.181mmol/L).
정리하면 붉은 고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자리를 무엇이 대신하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이 숫자는 검사지에서 얼마나 되는 차이일까요?
앞의 수치들은 mmol/L 단위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건강검진 결과지는 대부분 mg/dL로 나옵니다. 그래서 실제로 얼마만큼의 차이인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환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 콩류와 비교했을 때의 총콜레스테롤 차이 0.264mmol/L는 약 10mg/dL 입니다
- 같은 비교에서 LDL 차이 0.198mmol/L는 약 8mg/dL 입니다
- 중성지방 차이 0.065mmol/L는 약 6mg/dL 입니다
총콜레스테롤이 200 안팎인 분에게 10mg/dL는 크지 않은 폭입니다. 검사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범위와 비슷합니다.
다만 이런 차이는 한 끼가 아니라 식습관이 오래 이어졌을 때의 평균값이라는 점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작은 차이라도 방향이 일정하면 시간이 쌓이면서 의미가 생깁니다.
최근 연구도 같은 결론일까요?
López-Moreno M et al (2025)이 무작위 배정 시험 36편을 다시 모아 베이즈 네트워크 메타분석이라는 방법으로 재분석했습니다. 여러 비교 대상을 한꺼번에 견주는 방식입니다.
결과는 앞선 분석과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식물성 단백질로 바꾼 쪽이 총콜레스테롤(평균차 −0.14)과 LDL(−0.19)에서 더 크게 내려갔습니다.

다만 저자들이 덧붙인 한 문장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모든 결과에서 근거의 확실성은 매우 낮음에서 낮음 사이였습니다.
숫자가 나왔다고 해서 확정된 사실로 읽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연구마다 먹인 양과 기간, 참가자의 조건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흑염소는 다른 고기와 무엇이 다를까요?
염소 고기는 붉은 고기 중에서도 지방이 적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흑염소를 분석한 연구들에서도 단백질 비율이 높고 지방 비율이 낮게 보고됩니다.
Aung SH et al (2023)은 국내 흑염소 등심을 성별과 거세 여부로 나눠 비교했는데, 암컷에서 수분이 가장 적고 단백질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방과 회분은 거세한 수컷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Hwang YH et al (2017)은 흑염소의 주요 네 부위를 나눠 근섬유 특성과 지방산 조성을 분석했습니다. 같은 흑염소라도 부위에 따라 지방산 구성이 달랐습니다.
즉 「흑염소」라고 한 덩어리로 말하기 어렵고, 부위와 사육 조건에 따라 성분이 달라집니다.
이 점만 보면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불리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고기보다 조리 방식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제로 먹는 흑염소는 살코기 그대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 고아 낸 진액이나 즙 형태로 드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이때 달라지는 것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함께 들어가는 재료입니다. 제품마다 넣는 것이 다르고, 기름을 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 먹는 양과 빈도입니다. 한 팩씩 매일 드시면 총섭취 열량이 늘어납니다. 혈중 중성지방은 총열량과 술, 정제 탄수화물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셋째, 함께 먹는 것입니다. 보양식으로 드시는 자리에는 술이 함께 오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혈중 지질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고기냐보다, 전체 식사에서 포화지방과 열량이 얼마나 되느냐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왜 더 신경 써야 할까요?
이 대목은 해당되는 분들만 읽으셔도 됩니다. 다만 해당되신다면 앞의 이야기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전신홍반루푸스처럼 만성 염증이 오래 이어지는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일반 인구보다 높다는 것이 반복해서 보고돼 있습니다.
Frostegård J (2023)는 전신홍반루푸스에서 이 위험이 대조군보다 훨씬 높으며, 동맥경화판이 더 자주 확인된다고 정리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위험이 콜레스테롤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동맥경화 자체가 염증 반응이고, 여기에 면역이 관여합니다. 산화된 LDL, 죽은 세포를 치우는 기능의 저하, 염증성 T세포 성향이 동맥경화와 자가면역 양쪽에서 공통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에 항인지질항체처럼 혈전을 만드는 요인이 겹치면 위험은 더 올라갑니다.

그래서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가 함께 낸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 지침에서도, 만성 염증성 질환은 심혈관 위험을 더 높이는 조건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같은 콜레스테롤 수치라도 만성 염증이 함께 있으면 그 의미가 다르게 읽힌다는 뜻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계신 분이라면, 보양식 한 가지를 넣고 빼는 것보다 혈압과 혈당, 흡연, 활동량까지 함께 점검하시는 편이 실제로는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까지의 근거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흑염소를 먹었다고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직접 연구가 없고, 붉은 고기 전반에서도 뚜렷한 상승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다만 콩류로 바꿀 때보다는 덜 내려갑니다. 수치를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면 식물성 단백질의 비중을 늘리는 편이 유리합니다
- 제품 형태로 드신다면 열량과 첨가 재료를 확인해 보세요. 성분표에 지방과 열량이 표시돼 있습니다
- 수치가 이미 높다면 특정 음식 하나를 넣고 빼는 것보다 전체 식사와 활동량을 함께 보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수치가 걱정되신다면 드시기 전후로 검사를 받아 비교해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혈중 지질은 검사 전 식사와 컨디션에도 흔들리므로, 한 번의 수치보다 흐름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흑염소가 콜레스테롤을 올린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A.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흑염소를 먹은 뒤 혈중 지질을 측정한 사람 대상 연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붉은 고기 전반을 다룬 무작위 배정 시험 36편 분석에서도 총콜레스테롤과 LDL에 뚜렷한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Q. 그러면 마음껏 먹어도 되나요?
A. 그런 뜻은 아닙니다. 근거가 없다는 것은 안전이 증명됐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또 제품 형태로 매일 드시면 총열량이 늘어나므로, 다른 식사와 합쳐서 보셔야 합니다.
Q.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무엇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까요?
A. 연구에서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은 콩과 두부, 견과류 같은 질 좋은 식물성 단백질이었습니다. 붉은 고기를 이쪽으로 바꿨을 때 총콜레스테롤과 LDL이 더 크게 내려갔습니다.
Q. 생선으로 바꾸면 어떤가요?
A. 생선과 비교한 결과는 조금 복잡합니다. 붉은 고기 쪽에서 LDL이 더 내려갔지만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한 지표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입니다.
Q.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에도 같은가요?
A. 중성지방은 고기의 종류보다 총열량과 술, 정제 탄수화물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흑염소를 보양식으로 드시는 자리에 술이 함께 오른다면, 고기보다 그쪽을 먼저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근거가 낮다는 말은 믿지 말라는 뜻인가요?
A. 그런 뜻이 아니라, 앞으로 연구가 쌓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방향은 위와 같지만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참고문헌
- Guasch-Ferré M et al (2019)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of Red Meat Consumption in Comparison With Various Comparison Diets on Cardiovascular Risk Factors. Circulation 139:1828-1845
- López-Moreno M et al (2025) Effect of red meat consumption on cardiovascular risk factors: A systematic review and Bayesian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Clin Nutr 54:12-26
- Maki KC et al (2012)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that compare the lipid effects of beef versus poultry and/or fish consumption. J Clin Lipidol 6:352-61
- Aung SH et al (2023) Comparative Quality Traits, Flavor Compounds, and Metabolite Profile of Korean Native Black Goat Meat. Food Sci Anim Resour 43:639-658
- Hwang YH et al (2017) Muscle Fiber Characteristics and Fatty Acid Compositions of the Four Major Muscles in Korean Native Black Goat. Korean J Food Sci Anim Resour 37:948-954
- Frostegård J (2023)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and cardiovascular disease. J Intern Med 293:48-62
- Grundy SM et al (2019) 2018 AHA/ACC Guideline on the Management of Blood Cholesterol. Circulation 139:e1082-e1143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