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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약을 오래 먹으면 손발이 저릴 수 있을까, 말초신경병증 근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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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고지혈증약을 오래 먹으면 손발이 저릴 수 있을까, 말초신경병증 근거 정리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고지혈증약을 먹기 시작한 뒤로 손발이 저리거나 화끈거린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근육이 아프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셨겠지만, 신경 쪽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요. 오늘은 스타틴 계열 약과 말초신경병증의 관계를 다룬 연구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다른 쪽 무릎에 올리고 발바닥을 손으로 문지르는 모습을 그린 부드러운 선화 일러스트

스타틴의 신경 관련 부작용은 근육 부작용보다 훨씬 드물고, 근거도 아직 갈려 있습니다. 초기 연구에서 크게 나왔던 연관이 더 큰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는 신경섬유만 상하는 소섬유신경병증 환자를 따로 본 연구에서는, 복용군의 신경섬유 밀도가 몸통에 가까운 부위에서 낮았습니다.

저리는 증상이 생겼다고 스스로 약을 끊는 것은 위험합니다. 확인해야 할 다른 원인이 훨씬 많고, 약을 끊는 결정은 심혈관 위험과 함께 저울질해야 합니다.

스타틴의 근육 부작용은 얼마나 흔한가요?

먼저 잘 알려진 쪽부터 정리하겠습니다.

Warden BA et al (2023)의 임상 관점 정리에 따르면, 스타틴 복용과 시간적으로 겹쳐 나타나는 모든 근육 증상을 합치면 유병률이 약 10%(범위 5~25%)입니다. 그런데 약의 약리 작용 자체로 설명되는 근육 증상만 따지면 약 1~2%(0.5~4%)로 줄어들어요.

즉 근육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약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Penson PE et al (2018)은 「약을 먹으면 근육이 아플 것」이라는 예상 자체가 증상을 만들어 내는 현상을 따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증상이 가짜라는 뜻은 아닙니다. Stroes ES et al (2015)의 유럽동맥경화학회 합의 문서도, 원인이 무엇이든 환자가 겪는 증상은 그대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이 질문의 답은 「제기되었지만 확정되지 않았다」예요. 그 과정이 흥미로우니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Gaist D et al (2002)이 덴마크의 인구 기반 자료로 원인 불명 다발신경병증 166명을 조사했습니다. 스타틴 복용과의 연관을 나타내는 오즈비는 전체 사례에서 3.7배(95% 신뢰구간 1.8~7.6), 진단이 확실한 사례에서는 14.2배(5.3~38.0)로 나왔어요.

2년 이상 복용한 경우 확실한 사례의 오즈비는 26.4배(7.8~45.4)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결과가 「스타틴이 신경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두 연구의 오즈비를 비교한 막대그래프

그런데 같은 연구진이 15년 뒤 더 큰 자료로 다시 조사했습니다. Svendsen TK et al (2017)은 확인된 사례 370명과 대조군 7,400명을 비교했는데, 복용 경험이 있는 경우의 오즈비는 1.14배(0.84~1.54)로 나왔어요.

현재 복용 중인 경우 1.11배, 장기 복용 1.13배, 고강도 복용 1.05배로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신뢰구간이 1.0을 걸치고 있으므로 연관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같은 연구진이 같은 설계로 더 큰 자료를 봤더니 결과가 달라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초기 연구의 큰 숫자는 사례 수가 적어 생긴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는 섬유만 따로 본 연구가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기에는 남는 자료가 하나 있어요. 앞의 두 연구가 다룬 것은 신경 전체의 문제인 반면, 가는 섬유만 따로 본 연구가 있어요.

굵고 수초에 싸인 신경섬유와 수초가 없는 가느다란 신경섬유를 나란히 확대해 비교한 단면 그림

말초신경에는 굵고 수초에 싸인 섬유와, 수초 없이 아주 가느다란 섬유가 함께 있어요. 가는 섬유는 통증과 온도 감각, 그리고 땀 분비 같은 자율 기능을 담당해요. 이 섬유만 상하는 상태를 소섬유신경병증(small fiber neuropathy)이라고 부릅니다.

가는 섬유는 일반적인 신경전도검사에 잘 잡히지 않아서, 「검사는 정상인데 저리고 화끈거린다」는 상황이 생깁니다.

가는 섬유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피부를 아주 조금 떼어 현미경으로 봐요.

피부를 세로로 잘라 표피와 진피를 보여 주고 진피에서 표피로 올라간 가느다란 신경섬유를 확대한 그림

진피에서 표피 쪽으로 올라간 가는 신경섬유가 1밀리미터당 몇 개인지를 세는 방식이며, 이를 표피내 신경섬유 밀도라고 합니다. 땀샘 주위의 신경섬유 밀도도 함께 볼 수 있어요.

복용군과 비복용군은 무엇이 달랐나요?

Novak P et al (2015)이 순수 소섬유신경병증으로 확인된 160명을 조사했습니다. 스타틴을 평균 53.5개월 복용한 80명과, 복용하지 않은 80명을 나이와 성별로 짝지어 비교했어요. 평균 나이는 양쪽 모두 68.1세였습니다.

허벅지와 종아리 아래에서 신경섬유 밀도를 비교한 막대그래프

허벅지의 표피내 신경섬유 밀도는 복용군 8.3, 비복용군 10.4로 복용군이 낮았습니다(p = 0.0008). 허벅지의 땀샘 신경섬유 밀도도 51.3 대 56.4로 낮았어요(p = 0.018).

그런데 종아리 아래에서는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표피내 신경섬유는 4.9 대 5.9(p = 0.067), 땀샘 신경섬유는 39.8 대 41.8(p = 0.426)로 통계적 차이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왜 하필 몸통에 가까운 쪽일까요?

이 분포가 이 연구의 핵심이에요.

인체 실루엣 두 개에서 한쪽은 손발 끝만, 다른 쪽은 허벅지와 몸통 가까운 쪽까지 표시된 증상 분포 비교 그림

흔한 말초신경병증은 대개 신경이 가장 긴 곳, 그러니까 발끝부터 시작해 위로 올라와요. 이것을 길이의존성 양상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몸통에 가까운 허벅지에서 차이가 나고 아래쪽은 멀쩡했습니다. 저자들은 이 패턴이 신경의 축삭이 길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신경세포의 몸체가 모여 있는 신경절 자체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 양상과 맞는다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같은 연구에서 증상 척도와 자율신경 검사 결과는 두 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신경섬유 밀도라는 조직 수준의 차이가 확인되었을 뿐, 그것이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차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뜻이에요.

가는 섬유가 먼저 상하는 이유

확정된 답은 없지만 제시된 설명이 몇 가지 있어요.

스타틴은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경로의 앞부분을 막습니다. 그런데 이 경로에서는 콜레스테롤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쓰는 물질과 단백질에 지질 꼬리표를 달아 주는 물질도 함께 만들어져요.

Baker SK, Tarnopolsky MA (2005)는 근육과 신경에서 나타나는 이 계열의 독성을 함께 묶어 정리하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두 조직 모두에 걸쳐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가는 신경섬유는 수초가 없어 신호를 보내는 데 에너지를 많이 쓰는 편이라, 에너지 대사가 흔들릴 때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Moosmann B, Behl C (2004)는 다른 각도의 가설을 냈습니다. 같은 경로에서 셀레늄을 담은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도 함께 영향을 받으며, 스타틴의 부작용 양상이 셀레늄 결핍의 병리와 닮아 있다는 것이었어요.

두 설명 모두 아직 가설 단계입니다.

이 연구들의 한계

읽을 때 감안해야 할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첫째, 세 연구 모두 관찰 연구입니다. 약을 무작위로 배정한 시험이 아니므로 인과관계를 말할 수 없습니다.

둘째,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당뇨나 대사증후군을 함께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는 그 자체로 신경병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에요. 이런 조건이 결과에 섞여 들어갈 수 있습니다.

셋째, 소섬유신경병증 연구는 한 기관의 후향적 자료이며 각 군이 80명입니다.

넷째, 증상이 실제로 좋아지거나 나빠지는지를 본 연구가 아닙니다. 약을 끊었을 때 신경섬유가 회복되는지도 이 자료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면 약을 끊어야 하나요?

스스로 끊지 않으셔야 합니다. 이유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저림과 화끈거림의 원인은 훨씬 흔한 것들이 많습니다. 당뇨, 갑상선기능저하, 비타민 B12 부족, 신장 기능 저하, 알코올, 자가면역질환 등이 먼저 확인 대상이에요.

둘째, 스타틴을 중단하면 심혈관 사건의 위험이 올라갑니다. Warden BA et al (2023)도 근육 증상으로 인한 중단이 심혈관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셋째, 같은 계열이라도 약의 종류와 용량을 바꾸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건 담당 선생님이 판단할 영역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까요?

  • 언제부터, 어디부터 저린지 적어 두세요 — 발끝부터인지 허벅지부터인지가 원인을 가르는 단서가 됩니다
  • 약을 시작한 시점과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나란히 적어 보세요
  • 혈당과 갑상선 기능, 비타민 B12를 확인받으셨는지 점검하세요
  • 통증·온도 감각의 변화, 땀이 나는 양의 변화도 함께 알리세요 — 가는 섬유의 문제를 시사하는 신호입니다
  • 신경전도검사가 정상이라도 증상을 접지 않으셔도 됩니다 — 가는 섬유는 그 검사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타틴이 신경병증을 일으키나요

A.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2002년 연구에서 오즈비 3.7배에서 26.4배까지 나왔지만, 같은 연구진이 2017년에 더 큰 자료로 다시 조사했을 때는 1.14배로 연관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제기되었으나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정확한 요약입니다.

Q. 검사는 정상인데 계속 저립니다

A. 일반적인 신경전도검사는 굵은 신경섬유를 봅니다. 통증·온도·땀을 담당하는 가는 섬유만 상한 경우에는 이 검사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요. 피부 생검으로 표피내 신경섬유 밀도를 확인하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Q. 근육이 아픈 것과 신경이 저린 것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근육 증상은 대개 양쪽 허벅지나 종아리가 뻐근하고 힘이 빠지는 형태이고, 운동 후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경 증상은 저림, 화끈거림, 찌릿함,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으로 나타나며 밤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겹쳐서 나타나기도 하므로 진료에서 구분받으시는 것이 맞습니다.

Q. 근육 증상이 있으면 약을 못 쓰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적으로 겹치는 모든 근육 증상은 약 10%에서 보고되지만, 약의 작용으로 설명되는 경우는 1~2% 수준입니다. 종류를 바꾸거나 용량을 조정해 이어 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시면 됩니다.

Q. 혀가 화끈거리는 것도 관련이 있을까요

A. 스타틴 복용 뒤 혀의 작열감이 나타난 증례가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Blackburn KM, Esper J 2024). 다만 증례 한 건이므로 일반적인 인과관계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고, 혀의 작열감은 다른 원인이 훨씬 많습니다.

Q. 약을 끊으면 좋아지나요

A. 근육 증상은 대개 중단 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섬유 밀도가 회복되는지는 위 연구들이 답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중단 여부는 심혈관 위험과 함께 저울질해야 하므로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참고문헌

  • Gaist D, Jeppesen U, Andersen M, García Rodríguez LA, Hallas J, Sindrup SH (2002) Statins and risk of polyneuropathy: a case-control study. Neurology 58:1333-1337
  • Svendsen TK, Nørregaard Hansen P, García Rodríguez LA, Andersen LLT, Sindrup SH et al (2017) Statins and polyneuropathy revisited: case-control study in Denmark, 1999-2013. Br J Clin Pharmacol 83:2087-2095
  • Novak P, Pimentel DA, Sundar B, Moonis M, Qin L, Novak V (2015) Association of statins with sensory and autonomic ganglionopathy. Front Aging Neurosci 7:191
  • Warden BA, Guyton JR, Kovacs AC, Durham JA, Jones LK et al (2023) Assessment and management of statin-associated muscle symptoms (SAMS): a clinical perspective from the National Lipid Association. J Clin Lipidol 17:19-39
  • Stroes ES, Thompson PD, Corsini A, Vladutiu GD, Raal FJ et al (2015) Statin-associated muscle symptoms: impact on statin therapy — European Atherosclerosis Society Consensus Panel statement. Eur Heart J 36:1012-1022
  • Penson PE, Mancini GBJ, Toth PP, Martin SS, Watts GF et al (2018) Introducing the 'Drucebo' effect in statin therapy: a systematic review of studies comparing reported rates of statin-associated muscle symptoms under blinded and open-label conditions. J Cachexia Sarcopenia Muscle 9:1023-1033
  • Baker SK, Tarnopolsky MA (2005) Statin-associated neuromyotoxicity. Drugs Today (Barc) 41:267-293
  • Moosmann B, Behl C (2004) Selenoprotein synthesis and side-effects of statins. Lancet 363:892-894
  • Blackburn KM, Esper J (2024) Burning mouth syndrome from statin use: a case study. Cureus 16:e75223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과 약 처방은 담당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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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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