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고지혈증약과 코엔자임Q10을 함께 먹으라는 말의 분자생물학적 근거
목차
고지혈증약을 받으면서 코엔자임Q10을 같이 챙기라는 이야기를 들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성분인지, 정말 필요한지는 잘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은 그 이유를 몸속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로 따라가 보고, 보충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까지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이 성분이 거론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경로와 코엔자임Q10을 만드는 경로가 앞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에, 약이 앞부분을 막으면 둘 다 줄어듭니다.
실제로 혈액 속 농도가 줄어드는 것은 여러 시험을 모은 분석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보충했을 때 근육 증상이 좋아지는지는 분석마다 결론이 갈립니다. 기전이 분명한 것과 효과가 입증된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콜레스테롤은 어떤 경로로 만들어지나요?
몸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길을 메발론산 경로(mevalonate pathway)라고 부릅니다.
출발은 아세틸-CoA라는 작은 조각이고, 여기서 HMG-CoA가 만들어져요. 이것을 메발론산으로 바꾸는 효소가 HMG-CoA 환원효소예요. 이 단계가 전체 경로의 속도를 정하는 자리입니다.
스타틴 계열 약은 바로 이 효소를 막습니다. 약 이름 뒤에 붙는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가 그 뜻이에요.
이 경로에서는 여러 물질이 함께 만들어집니다
여기가 핵심이에요.

메발론산에서 만들어진 물질은 파르네실 이인산(farnesyl pyrophosphate, FPP)이라는 갈림점에 이릅니다. 여기서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요.
한 갈래는 계속 나아가 콜레스테롤이 돼요.
다른 갈래는 유비퀴논, 즉 코엔자임Q10이 됩니다.
또 다른 갈래에서는 제라닐제라닐 이인산(geranylgeranyl pyrophosphate, GGPP)이 만들어져요.
위쪽 수도꼭지를 잠그면 아래쪽 세 갈래가 함께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코엔자임Q10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코엔자임Q10은 몸에서 무슨 일을 하나요?
두 가지 역할이 알려져 있어요.

첫째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전자를 실어 나르는 일이에요.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전자는 여러 복합체를 차례로 거치는데, 코엔자임Q10은 그 사이를 오가며 전자를 넘겨 주는 운반체예요. 이 운반이 원활하지 않으면 세포가 쓸 에너지를 만들기 어려워집니다.
둘째는 지질에 녹는 항산화 역할이에요. 세포막의 지질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De Pinieux G et al (1996)은 고지혈증약을 쓰는 사람에서 혈중 유비퀴논이 줄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젖산·피루브산 비율이 달라진다는 것을 일찍이 보고했습니다.
근육세포가 영향을 받는 과정
근육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조직이에요. 미토콘드리아가 촘촘하게 들어 있어요. 그래서 에너지 대사가 흔들릴 때 먼저 표가 나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에 더해 앞서 나온 세 번째 갈래가 관여해요.

제라닐제라닐 이인산은 세포 안의 작은 신호 단백질에 지질 꼬리표를 달아 주는 재료예요. 이 꼬리표가 붙어야 그 단백질이 세포막에 자리 잡고 제 역할을 해요. 이 과정을 이소프레닐화라고 부릅니다.
Johnson TE et al (2004)이 쥐와 사람의 근관세포를 이용해 이 부분을 실험했습니다. 스타틴을 넣으면 근육세포가 스스로 죽는 반응이 일어났는데, 제라닐제라닐 이인산을 함께 넣어 주면 그 반응이 되돌아왔습니다.
즉 근육세포가 손상되는 데에는 코엔자임Q10 감소만이 아니라 꼬리표 재료의 부족도 관여한다는 뜻입니다. 이 점은 나중에 나올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혈액 속 농도는 실제로 줄어드나요?
이 부분은 근거가 분명합니다.

Banach M et al (2015)이 위약 대조 시험 8개 군의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 혈장 코엔자임Q10 농도는 0.44 μmol/L 줄었습니다(95% 신뢰구간 −0.52~−0.37, p < 0.001).
약 종류별로도 같은 방향이었어요. 아토르바스타틴에서 0.41 μmol/L, 심바스타틴에서 0.47 μmol/L 감소했습니다.
Qu H et al (2018)이 12편 1,776명의 자료로 다시 분석했을 때도 감소가 확인되었고, 기름에 잘 녹는 약과 물에 잘 녹는 약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이견이 없습니다. 약을 쓰면 혈액 속 이 성분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근육 안의 농도는 어떨까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조심스러워집니다.
Marcoff L, Thompson PD (2007)가 관련 문헌을 정리하면서 짚은 것이 이 지점이에요. 혈중 농도가 준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근육 조직 안의 농도가 어떻게 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혈액 속 코엔자임Q10은 지단백에 실려 다닙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줄면 그것을 실어 나르는 그릇도 함께 줄어드는 셈이라, 혈중 농도 감소의 일부는 운반체가 줄어든 결과일 수 있어요.
혈액에서 줄어든 것이 곧 근육 안에서 부족해졌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 이 주제의 가장 큰 빈틈입니다.
보충하면 증상이 좋아지나요?
기전이 그럴듯하니 보충하면 좋아질 것 같지만, 시험 결과는 갈립니다.

Qu H et al (2018)이 12편 575명의 무작위 배정 시험을 모은 분석에서는 개선이 확인되었습니다. 근육통은 1.60만큼(95% 신뢰구간 −1.75~−1.44, p < 0.001), 근력 약화는 2.28만큼, 근경련은 1.78만큼, 근피로는 1.75만큼 줄었어요.
반면 Banach M et al (2015)이 6편 302명을 모은 분석에서는 근육통 개선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표준화 평균차 −0.53, p = 0.20).
Kennedy C et al (2020)이 7편 321명을 모은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근육통 개선의 가중평균차는 −0.42(95% 신뢰구간 −1.47~0.62)로, 신뢰구간이 0을 걸치고 있어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일치하는 점은 있습니다. 세 분석 모두에서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근육 손상의 지표는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분석마다 결론이 갈리는 이유
몇 가지 이유가 겹칩니다.
첫째, 포함된 시험의 규모가 작습니다. 참여자가 37명에서 76명 사이인 연구들이 대부분이에요.
둘째, 근육통을 재는 방식이 연구마다 다릅니다. 통증 점수의 척도가 다르면 결과를 합칠 때 값이 흔들립니다.
셋째, 앞서 본 것처럼 근육 증상의 상당 부분이 약의 약리 작용이 아닌 다른 이유로 생깁니다. 그런 증상은 이 성분을 보충한다고 좋아질 이유가 없어요.
넷째, 근육세포 손상에 꼬리표 재료의 부족이 함께 관여한다면, 코엔자임Q10만 채워서는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먹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정직한 답은 「기전은 분명하지만 효과는 확정되지 않았다」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혈액 속 농도가 줄어드는 것은 확인된 사실입니다
- 근육 안에서도 부족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보충했을 때 증상이 좋아진다는 분석과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함께 있습니다
-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는 어느 분석에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안전성 면에서 큰 문제가 보고되지는 않았습니다
근거가 갈릴 때는 「해로울 것이 적고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기대하지 않는 편이 정확합니다.
무엇보다 근육 증상이 있다고 약을 스스로 끊고 이 성분으로 대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약의 종류나 용량을 조정하는 선택지가 먼저이고, 그건 담당 선생님이 판단할 영역이에요.
신경 증상에도 같은 설명이 적용될까요?
근육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입니다.
말초신경 가운데 통증과 온도, 땀 분비를 담당하는 가는 섬유는 수초가 없습니다. 수초가 있으면 신호가 껑충껑충 건너뛰며 전달되어 에너지가 덜 드는데, 수초가 없는 섬유는 막을 따라 차례로 신호를 보내야 해서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씁니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흔들릴 때 이 가는 섬유가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 제시되어 왔어요. 이 섬유만 상하는 상태를 소섬유신경병증이라고 부릅니다.
Baker SK, Tarnopolsky MA (2005)는 이 계열 약에서 나타나는 근육 독성과 신경 독성을 한데 묶어 정리하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두 조직에 걸쳐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기전을 근거로 한 추론이며, 코엔자임Q10을 보충해서 신경병증이 좋아졌다는 임상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근육 증상에 대해서도 결론이 갈리는 상황이므로, 신경병증까지 확대해 기대하기는 이릅니다.
어떤 형태로 먹는지도 영향이 있나요?
이 성분은 기름에 녹는 물질이라 물에 잘 녹지 않습니다. 그래서 흡수가 잘 되지 않는 편이고, 연구마다 쓰인 제형이 달랐습니다.
이 점도 결과가 갈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됩니다. 같은 용량을 먹어도 실제로 몸에 들어가는 양이 제형에 따라 달라지면, 시험 사이의 결과를 나란히 놓기 어려워지거든요.
다만 어떤 제형이 더 낫다고 정해진 기준은 아직 없습니다.
몸에서 만드는 양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나요?
이 성분은 음식으로도 조금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몸에서 직접 만듭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조직 안의 농도가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어요.
여기에 약이 더해지면 만드는 쪽이 한 번 더 눌리는 셈이므로, 나이가 많은 분에게서 관심이 더 큰 주제이기도 합니다.
다만 「나이가 많으니 반드시 보충해야 한다」고 말할 만한 임상 근거는 아직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보충 효과 자체가 분석마다 갈리는 상황이거든요.
심부전에서의 근거는 별개의 주제입니다
이 성분을 검색하면 심부전에 대한 연구가 함께 나옵니다. 심장 근육도 에너지를 많이 쓰는 조직이라 같은 논리로 연구되어 왔어요.
다만 그 연구들은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고지혈증약을 쓰는 사람의 근육 증상을 다룬 연구와는 대상도 목적도 다릅니다. 두 이야기를 섞어서 「심장에 좋다니까 근육에도 좋겠지」로 읽지 않으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왜 하필 코엔자임Q10인가요
A.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경로와 이 성분을 만드는 경로가 앞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약이 그 앞부분의 효소를 막으면 갈림점 아래의 여러 갈래가 함께 줄어들고, 그중 하나가 코엔자임Q10입니다.
Q.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나요
A. 혈장 농도를 재는 검사는 있지만 일반 진료에서 흔히 쓰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혈중 농도가 근육 안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지가 아직 분명하지 않아서, 수치 하나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Q.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 연구마다 용량이 달랐고, 용량이 높을수록 효과가 커진다는 관계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표준 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므로, 복용 여부와 용량은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Q. 근육이 아플 때 이걸 먹으면 낫나요
A. 세 개의 메타분석 가운데 하나에서는 개선이 확인되었고 둘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방법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근육 증상이 있다면 먼저 진료에서 원인을 가려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Q. 크레아틴키나아제가 안 변했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A. 크레아틴키나아제는 근육이 실제로 손상될 때 혈액으로 새어 나오는 효소입니다. 이 수치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은, 보충이 근육 손상 자체를 줄인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는 뜻이에요.
Q. 다른 성분도 같이 먹으면 좋을까요
A. 근육세포 손상에는 꼬리표 재료인 제라닐제라닐 이인산의 부족도 관여하는 것으로 실험에서 확인되었지만, 이건 몸 밖에서 세포에 직접 넣어 준 실험입니다. 사람이 먹어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참고문헌
- Baker SK, Tarnopolsky MA (2005) Statin-associated neuromyotoxicity. Drugs Today (Barc) 41:267-293
- Banach M, Serban C, Ursoniu S, Rysz J, Muntner P et al (2015) Statin therapy and plasma coenzyme Q10 concentrations —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placebo-controlled trials. Pharmacol Res 99:329-336
- Qu H, Meng YY, Chai H, Liang F, Zhang JY et al (2018) The effect of statin treatment on circulating coenzyme Q10 concentrations: an update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Eur J Med Res 23:57
- Qu H, Guo M, Chai H, Wang WT, Gao ZY et al (2018) Effects of coenzyme Q10 on statin-induced myopathy: an update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J Am Heart Assoc 7:e009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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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nedy C, Köller Y, Surkova E (2020) Effect of coenzyme Q10 on statin-associated myalgia and adherence to statin therap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therosclerosis 299:1-8
- Marcoff L, Thompson PD (2007) The role of coenzyme Q10 in statin-associated myopathy: a systematic review. J Am Coll Cardiol 49:2231-2237
- Johnson TE, Zhang X, Bleicher KB, Dysart G, Loughlin AF et al (2004) Statins induce apoptosis in rat and human myotube cultures by inhibiting protein geranylgeranylation but not ubiquinone. Toxicol Appl Pharmacol 200:237-250
- De Pinieux G, Chariot P, Ammi-Saïd M, Louarn F, Lejonc JL et al (1996) Lipid-lowering drugs and mitochondrial function: effects of HMG-CoA reductase inhibitors on serum ubiquinone and blood lactate/pyruvate ratio. Br J Clin Pharmacol 42:33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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