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진단 분류의 최근 지견
목차
입이 마르고 눈이 뻑뻑해 여러 병원을 돌았는데, 어떤 곳에서는 "맞는 것 같다"고 하고 어떤 곳에서는 "아니다"라고 합니다. 같은 증상을 두고 왜 판단이 갈릴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없고, 정해진 검사 항목과 점수 규칙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규칙 자체가 2002년, 2012년, 2016년을 거치며 크게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2016년 기준을 중심으로, 각 검사가 무엇을 보는 검사이고 어떤 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논문 근거로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요약 세 줄
2016년 ACR/EULAR 기준은 다섯 가지 검사에 점수를 매겨 합계 4점 이상이면 분류합니다.
다섯 검사의 무게는 같지 않습니다. 입술 침샘 조직검사와 항SSA 항체가 각각 3점, 나머지 세 검사는 각각 1점입니다.
통계로 따진 상대적 중요도에서도 조직검사가 0.15로 압도적이었고, 항SSA 0.04, 안구 염색 0.02, 쉬르머와 침 분비량은 각 0.01이었습니다.

진단 기준은 왜 이렇게 자주 바뀌었나요?
쇼그렌증후군을 객관적으로 가려낼 단일 검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혈액 한 번, 사진 한 장으로 확정되는 병이 아니라 눈·입·혈액·조직의 소견을 모아서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난 백여 년 동안 여러 기준이 제안되고 다듬어졌습니다.
아래 그림은 쇼그렌증후군 연구의 흐름을 정리한 것입니다. 1888년 첫 증례 보고에서 시작해 1933년 셰그렌이 전신 질환 개념을 세웠고, 1950~1980년대에 자가항체와 입술샘 조직검사가 등장했으며, 1965년 블로흐 기준 이후 여러 지역 기준이 난립했습니다. 현재 통용되는 것은 2002년 미국-유럽 합의그룹(AECG) 기준, 2012년 SICCA 기준, 2016년 미국류마티스학회·유럽류마티스학회(ACR/EULAR) 기준 세 가지입니다.
Zhao et al 2024, Fig. 2)">
한 가지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진단 기준이 아니라 분류 기준입니다.
연구에 참여시킬 환자를 똑같은 잣대로 모으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 기준이 사실상 진단의 뼈대로 쓰입니다.
2002년 기준은 어떤 방식이었나요?
증상과 검사를 합쳐 여섯 항목 중 네 개 이상이면 분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섯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안구 건조 증상 (본인이 느끼는 것)
- 구강 건조 증상 (본인이 느끼는 것)
- 안구 검사 — 쉬르머 검사(5분에 5mm 미만) 또는 로즈벵갈 등 안구 염색 검사 양성
- 입술 침샘 조직검사 — 포커스 스코어 1점 초과
- 침샘 기능 검사 — 무자극 타액 분비량(15분에 1.5ml 미만), 이하선 조영술, 침샘 스캔 중 하나 양성
- 혈액 검사 — 항SSA 또는 항SSB 항체 양성

여기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자주 간과됩니다. 네 개를 채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조직검사 또는 혈액 검사 중 하나는 양성이어야 합니다. 주관적 증상 두 개에 안구 검사와 침샘 스캔을 더해 네 개를 채웠더라도, 조직검사도 안 했고 항체도 음성이라면 엄밀히는 분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이 기준에는 제외 조건도 있습니다. 과거 두경부 방사선 치료, C형 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 기존 림프종, 사르코이드증, 이식편대숙주병, 항콜린제 복용 등은 비슷한 건조 증상을 만들 수 있어 먼저 배제해야 합니다.
2012년 기준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주관적인 증상을 아예 빼고 객관적 검사만 남긴 것이 핵심입니다.
- 혈액 검사 — 항SSA 또는 항SSB 양성, 혹은 류마티스인자(RF)와 항핵항체(ANA)가 함께 양성
- 입술 침샘 조직검사 — 포커스 스코어 1점 이상
- 안구 염색 검사 양성
이 세 가지 객관적 소견 중 두 개 이상이면 분류합니다. "환자가 마르다고 느끼는가"를 기준에서 덜어내고 측정 가능한 것만 남겼다는 점에서 한 걸음 나아갔습니다.

2016년 기준은 어떻게 점수를 매기나요?
다섯 가지 검사에 서로 다른 점수를 부여하고, 합계가 4점 이상이면 분류합니다. 민감도 96퍼센트, 특이도 95퍼센트로 이전 두 기준보다 정확도를 끌어올렸습니다.
| 검사 | 점수 |
|---|---|
| 입술 침샘 조직검사에서 포커스 스코어 1점 이상 | 3점 |
| 혈액 검사에서 항SSA(Ro) 항체 양성 | 3점 |
| 안구 염색 검사 양성 | 1점 |
| 쉬르머 검사 양성 | 1점 |
| 무자극 타액 분비량 감소 | 1점 |
합계 4점 이상이면 분류합니다. 즉 3점짜리 두 검사 중 하나가 양성이어야만 4점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1점짜리 세 검사를 모두 채워도 3점이라 기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전 기준과 비교하면 달라진 점이 뚜렷합니다.
- 쇼그렌증후군의 핵심 표지인 조직검사와 항SSA 항체에 3배의 가중치를 두었습니다.
- 최소한 이 두 검사 중 하나는 반드시 양성이어야 분류됩니다.
- 항SSB 항체, 류마티스인자, 항핵항체는 기준에서 빠졌습니다.
- 주관적인 증상은 여전히 점수 항목이 아닙니다.
어떤 검사가 가장 중요한가요?
입술 침샘 조직검사가 압도적으로 중요합니다. 2016년 기준을 만들 때 연구진은 진단에 쓰일 만한 변수들을 모아 통계적으로 각 변수가 질병 구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따졌습니다. 이것이 변수의 상대적 중요도입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검사 | 상대적 중요도 |
|---|---|
| 입술 침샘 조직검사 (포커스 스코어 1점 초과) | 0.15 |
| 항SSA 항체 양성 | 0.04 |
| 안구 염색 검사 | 0.02 |
| 쉬르머 검사 | 0.01 |
| 무자극 타액 분비량 | 0.01 |

숫자를 읽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조직검사의 기여도가 0.15라면 항SSA 항체는 그 4분의 1 수준이고, 안구 염색은 7분의 1, 쉬르머와 타액 분비량은 15분의 1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눈물과 침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재는 검사들은 쇼그렌증후군만의 특징을 짚어내는 힘이 약합니다. 눈물과 침은 나이, 약물, 다른 질환으로도 얼마든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침샘 조직 안에서 림프구가 무리 지어 침윤한 소견은 다른 원인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3점이라는 무게가 붙었습니다. 이 상대적 중요도야말로 2016년 기준이 왜 이런 점수 구조를 갖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열쇠입니다.
각 검사는 정확히 무엇을 보는 건가요?
입술 침샘 조직검사와 포커스 스코어
아랫입술 안쪽 점막을 국소 마취하고 작은 침샘 조직을 몇 개 떼어내 현미경으로 봅니다. 정상적인 침샘 사이에 림프구가 50개 이상 빽빽하게 뭉친 덩어리를 하나의 병소(focus)로 세고, 조직 4제곱밀리미터당 몇 개인지를 계산한 값이 포커스 스코어입니다. 이 값이 1 이상이면 양성입니다.
즉 침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아니라, 침샘 안에서 면역세포가 실제로 조직을 공격하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증거이자 가장 무거운 점수를 받는 이유입니다.

항SSA(Ro) 항체
혈액에서 특정 자가항체를 찾는 검사입니다. 면역계가 자기 몸의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신호이며, 쇼그렌증후군에서 가장 특징적인 항체입니다. 조직검사와 같은 3점이 부여됩니다.
주의할 점은 항SSB 항체입니다. 예전 기준에서는 항SSA와 함께 인정받았지만, 2016년 기준에서는 단독으로는 의미가 부족하다고 보아 제외됐습니다. 류마티스인자와 항핵항체도 마찬가지로 빠졌습니다.
안구 염색 검사
눈에 특수 염색약을 넣고 각막과 결막 표면을 봅니다. 눈물이 부족해 표면 세포가 손상되면 염색약이 그 자리에 달라붙어 점처럼 보입니다. 눈물이 적다는 사실을 넘어서, 그 결과로 눈 표면이 실제로 상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쉬르머 검사
가느다란 종이를 아래 눈꺼풀에 걸어 두고 5분 동안 눈물이 종이를 얼마나 적시는지 측정합니다. 5분에 5밀리미터 미만이면 양성입니다. 간편하지만, 눈물이 줄어드는 원인은 다양하므로 이 검사 하나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무자극 타액 분비량
아무 자극 없이 가만히 있을 때 일정 시간 동안 고이는 침의 양을 잽니다. 침샘이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를 보는 기능 검사입니다. 역시 나이나 복용 약물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1점입니다.

검사 결과가 애매하면 어떻게 되나요?
두 가지 3점 검사 중 하나도 양성이 아니면, 나머지를 아무리 채워도 분류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2016년 기준의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예를 들어 항SSA와 항SSB, 항핵항체가 모두 음성이고 류마티스인자와 항CCP 항체만 양성인 분이 있다고 해 봅시다. 건조 증상이 아무리 심하고 안구 검사와 침샘 스캔이 양성으로 나와도, 2002년 기준으로든 2016년 기준으로든 조직검사를 하지 않는 한 분류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항체가 음성이라는 이유로 쇼그렌증후군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도, 증상이 심하다는 이유로 필요한 검사 없이 진단을 내려 버리는 것도 모두 위험합니다.
2016년 기준은 바로 이런 주관적 판단에 의한 오진을 줄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는 진단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느 병원에서는 항체가 음성이니 아니라고 했고, 다른 병원에서는 증상만 보고 맞다고 했는데 정작 조직검사는 권유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건조 증상이 뚜렷한데 혈액 검사가 음성이라면, 조직검사를 받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3점짜리 두 검사 중 하나도 시행하지 않은 채로는 기준상 판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진단을 받으신 분이라면, 진단 당시의 혈액 검사와 조직검사 기록을 잘 보관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어떤 항체가 양성이었는지에 따라 이후 관절, 혈관, 림프계 쪽 합병증의 위험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 진단 시점의 혈액 검사, 안구 검사, 침샘 검사, 조직검사 기록을 한곳에 모아 두세요. 이후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 건조 증상은 뚜렷한데 항체가 음성이라면, 조직검사를 시행했는지 확인하세요.
- 눈물과 침이 줄었다는 검사 결과만으로 쇼그렌증후군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그 검사가 정상이어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 복용 중인 약(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항콜린성 약물 등)이 건조 증상을 만들 수 있으니 목록을 정리해 두세요.
검사와 진단, 약물 치료는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살피면서 건조 증상, 피로, 소화, 수면, 관절 통증까지 몸 전체의 흐름을 놓고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항SSA 항체가 음성이면 쇼그렌증후군이 아닌 건가요?
A. 아닙니다. 2016년 기준에서 항SSA 항체는 3점짜리 항목이지만, 입술 침샘 조직검사에서 포커스 스코어가 1점 이상이면 역시 3점을 받습니다. 여기에 1점짜리 검사 하나만 더해도 4점이 되어 분류 조건을 충족합니다. 항체가 음성이어도 조직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입술 조직검사는 꼭 해야 하나요?
A. 혈액 검사에서 항SSA 항체가 양성이라면 조직검사 없이도 점수를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체가 음성인데 건조 증상이 뚜렷하다면, 조직검사가 사실상 유일한 확인 방법이 됩니다. 검사 여부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셔야 합니다.
Q. 쉬르머 검사가 양성이면 진단된 건가요?
A. 아닙니다. 쉬르머 검사는 1점짜리 항목이고, 통계적으로 따진 상대적 중요도도 0.01로 낮습니다. 눈물이 줄어드는 원인은 나이, 약물, 환경 등 여러 가지입니다. 이 검사만으로는 분류되지 않습니다.
Q. 포커스 스코어가 무슨 뜻인가요?
A. 침샘 조직 4제곱밀리미터 안에 림프구 50개 이상이 뭉친 덩어리가 몇 개나 있는지를 센 값입니다. 1 이상이면 양성입니다. 침샘 안에서 면역세포가 실제로 조직을 공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견입니다.
Q. 2002년 기준으로 진단받았는데 지금도 유효한가요?
A. 국내에서는 2002년 기준이 오래 사용돼 왔습니다. 기준이 달라졌다고 기존 진단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조직검사나 항체 검사 중 하나가 양성이었는지는 확인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두 검사 모두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면 재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항핵항체와 류마티스인자가 양성인데 왜 점수에 안 들어가나요?
A. 2016년 기준을 만들 때 이 항목들은 쇼그렌증후군을 다른 질환과 구분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제외됐습니다. 이 항체들은 다른 자가면역 질환에서도 흔히 양성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Q. 건조 증상이 심한데 검사는 다 정상이면 어떻게 하나요?
A. 분류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것과 증상이 없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복용 약물, 다른 질환, 환경 요인 등을 함께 살펴야 하며, 시간이 지나며 검사 소견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Q.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 자가면역 질환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진단 당시 검사 의무기록 사본과 검사 기록, 처방전을 지참해 주시면 훨씬 정확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이 글은 Vitali et al (2002)와 Zhao et al (2024)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참고문헌
- Vitali et al (2002) Classification criteria for Sjögren's syndrome: a revised version of the European criteria proposed by the American-European Consensus Group.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61:554-558
- Zhao et al (2024) A comprehensive review of Sjögren's syndrome: Classification criteria, risk factors, and signaling pathways. Heliyon 10:e36220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