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파킨슨병 위험이 높을까요
목차
자가면역질환을 오래 앓았는데 파킨슨병까지 걱정해야 하느냐고 물으십니다.

두 병이 한 분에게 함께 있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종종 만나요. 그래서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것이 자연스러워요. 오늘은 실제 숫자가 어떤지, 그리고 그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31만 명을 추적했더니 파킨슨병 발생이 33% 많았습니다.
다만 33가지 질환 가운데 위험이 올라간 것은 여섯 가지뿐이었습니다.
자가면역이 직접 파킨슨증후군을 만드는 드문 경우는 면역치료가 들을 수 있어 감별이 중요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위험이 높아지나요?
숫자로는 조금 높았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Li et al (2012)이 스웨덴 전 국민 자료로 분석한 연구를 보겠습니다. 33가지 자가면역질환으로 입원한 310,522명을 추적해, 이후 파킨슨병이 얼마나 생기는지 확인했습니다.

- 전체적으로 파킨슨병 발생이 예상보다 1.33배 많았습니다
- 추적 1년이 지난 뒤에 진단된 경우만 따지면 1.19배로 낮아졌습니다
여기서 쓰인 지표는 표준화 발생비예요. 나이와 성별이 같은 일반 인구에서 예상되는 발생 수와 비교한 값이에요. 1.33은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파킨슨병이 생긴 수가 예상치보다 약 1.3배 많았다는 뜻입니다.
연구 기간 동안 이 가운데 932명에게 파킨슨병이 생겼습니다. 31만 명 중 932명이니, 비율로는 크지 않은 숫자예요.
1년 뒤 기준이 따로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병원에 자주 다니면 다른 병도 일찍 발견되기 때문에, 진단 직후의 사례를 빼고 다시 계산한 것이에요. 그러니 더 믿을 만한 값은 1.19 쪽입니다.
어떤 병에서 높았나요?
33가지 가운데 여섯 가지였습니다.
- 갑상선기능항진증
- 갑상선기능저하증
- 다발경화증
- 근위축성측삭경화증
- 악성빈혈
- 류마티스성 다발근통
반대로 말하면 나머지 27가지에서는 위험 상승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목록을 보시면 성격이 제각각입니다. 갑상선 질환처럼 흔한 것도 있고 신경계 질환도 섞여 있어요. 하나의 공통된 기전으로 묶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이나 류마티스관절염은 이 연구에서 위험이 올라간 것으로 나온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대만에서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쇼그렌증후군의 파킨슨병 위험이 1.56배, 류마티스관절염이 1.14배로 나왔거든요.
같은 질문에 나라와 자료에 따라 답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목록에 없으니 괜찮다」로 정리하기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문제로 알아 두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 부분은 쇼그렌증후군이 함께 올 때 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33%가 높다는 뜻인가요?
생각보다 작은 차이입니다. 이 부분을 오해하기 쉬워요.
파킨슨병은 원래 흔한 병이 아니에요. 그러니 원래 낮은 위험이 1.3배가 되어도, 실제로 늘어나는 사람 수는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나이대에서 천 명 중 세 명에게 생기는 병이라면, 1.33배는 천 명 중 네 명 정도가 되는 셈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파킨슨병에 걸린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구진도 결론에서 33% 초과 위험이 관찰되었고, 그 상승이 주로 입원 후 첫 10년에 몰려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위험을 알려 주는 값이지 개인의 앞날을 정하는 값이 아니에요.
그리고 이런 연구는 「누가 더 자주 진단받았는가」를 볼 뿐, 원인을 가려내지는 못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 파킨슨병을 불렀는지, 두 병이 같은 바탕에서 각각 생겼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알 수 없어요.
왜 이런 연결이 생길까요?
면역세포가 신경을 직접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실험이 있어요.
Sommer et al (2018)이 발표한 연구를 보겠습니다. 사람의 세포로 중뇌 신경을 만들어, 같은 사람의 면역세포와 함께 배양한 실험이었어요.

확인된 것은 이렇습니다.
- 파킨슨병 환자의 혈액에서 Th17이라는 림프구가 더 많이 검출되었습니다
- 사망 후 뇌 조직에서도 T 림프구가 더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 이 면역세포와 함께 키우거나 그 세포가 내는 물질을 넣었더니,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만든 신경세포가 더 많이 죽었습니다
- 신경세포 표면에 그 물질을 받는 수용체가 늘어나고, 세포 안의 염증 신호가 켜지는 과정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면역세포가 신경 옆에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직접 죽음을 앞당기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그 물질을 막으면 되나요?
배양접시에서는 막혔습니다. 다만 여기서 멈추셔야 해요.
같은 연구에서 그 물질이나 수용체를 차단했더니 신경세포의 죽음이 줄었습니다. 실제 진료에 쓰이는 항체 약을 넣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이것은 사람에게 투여한 결과가 아닙니다. 세포를 담은 접시 안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배양접시에서 되는 일이 사람에게서도 되려면 여러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 사람 몸에서 그 약이 뇌까지 충분히 들어가는지
- 실제로 병의 경과가 달라지는지
- 감염 위험 같은 부담을 감수할 만한지
이런 것들이 시험으로 확인되어야 해요. 지금 그 약을 파킨슨병에 쓰는 것은 근거가 없습니다.
자가면역이 직접 파킨슨증후군을 만들기도 하나요?
드물지만 있어요. 그리고 이쪽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Barba and Alexopoulos (2019)가 정리한 내용을 보겠습니다.
- 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쇼그렌증후군 같은 전신 자가면역질환에서 파킨슨 증상이 보고되었습니다. 뇌혈관의 염증이나 면역복합체가 원인으로 설명됩니다
- 특정 자가항체로 생기는 신경 질환에서도 파킨슨 증상이 하나의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기저핵 같은 부위에 면역 반응이 작용하는 경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치료예요. 원인에 따라서는 면역치료가 효과를 낼 수 있고, 파킨슨병에 쓰는 약은 오히려 잘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파킨슨병으로 진단되어 약만 쓰면 좋아질 기회를 놓치게 되니까요.
무엇이 있으면 다시 확인해 봐야 할까요?
진료실에서 실제로 눈여겨보는 특징들입니다.

- 파킨슨병 약을 써도 효과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 진행 속도가 유난히 빠릅니다
- 나이가 젊은 편입니다
- 자가면역질환을 이미 앓고 계십니다
- 인지 저하, 근경련, 안구 운동 이상 같은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이런 특징이 있다면 담당 신경과에 알리시고 추가 확인을 받아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가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 항체 검사와 영상 검사가 필요한 부분이에요.
다만 이 특징이 있다고 해서 곧 자가면역 때문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파킨슨병이 아닌 다른 파킨슨증후군일 수도 있고, 약의 용량 문제일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다시 살펴볼 이유가 된다는 정도로 알아 두시면 됩니다.
몸 전체의 신경병증과도 이어지나요?
이어져요.
파킨슨병에서 상하는 것은 뇌의 신경만이 아니에요. 내장을 움직이는 자율신경에서 신경병증이 진행하면 변비와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고, 손발의 가느다란 감각신경이 상하면 저림과 화끈거림이 생깁니다.
그런데 자가면역질환에서도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요. 쇼그렌증후군에서 소섬유 신경병증이 확인되는 것이 대표적이에요.
그래서 두 병이 함께 있으면 어느 쪽에서 온 증상인지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나누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작한 시기, 좌우 대칭인지 여부, 움직일 때 나아지는지 심해지는지 같은 것들이 실마리가 됩니다. 완벽한 구분은 검사가 필요하지만, 기록만 잘 남겨 두셔도 진료에서 훨씬 빨리 정리돼요.
이 부분은 손발 저림 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의학은 어디를 맡을까요?
겹쳐 있는 증상을 정리하는 부분입니다.
두 진단을 함께 가지고 계시면 챙길 것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실제로 힘드신 것은 진단명이 아니라 마름, 저림, 피로, 소화 문제 같은 매일의 증상이에요.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들을 몸 전체의 상태로 놓고 봅니다. 저희가 실제로 다루는 영역이 여기입니다.
여기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한의학 치료가 파킨슨병의 면역 이상을 교정한다고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자가항체 검사와 면역억제 치료는 저희 영역이 아닙니다. 각각의 담당 진료를 유지하셔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과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제가 쇼그렌이 있는데, 손이 떨려요. 파킨슨 아닐까요?"
이럴 때 바로 답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떨림에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손을 쓸 때 떨리는 것과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 것은 다르고, 약의 부작용이나 갑상선 문제로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먼저 하는 일은 겁을 주는 것도 안심시키는 것도 아니라, 언제 어떻게 떨리는지 정리해 담당 진료로 연결해 드리는 쪽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여섯 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숫자를 정확히 읽습니다. 33% 상승은 위험이 조금 높다는 뜻이지, 걸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둘. 연구가 갈리는 부분은 갈린 채로 알아 둡니다. 스웨덴 자료와 대만 자료의 답이 달랐습니다. 어느 한쪽만 보고 안심하거나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셋. 약이 잘 듣지 않으면 알립니다. 파킨슨병 약의 반응이 약한 것은 다시 확인해 볼 이유가 됩니다.
넷. 각각의 담당 진료를 유지합니다. 어느 한쪽을 미루면 다른 쪽도 흔들립니다.
다섯. 증상을 나누어 적습니다. 마름, 저림, 떨림, 피로가 언제 심한지 적어 두면 감별에 도움이 됩니다.
여섯. 시험관 결과를 치료로 오해하지 않습니다. 배양접시에서 막혔다는 것과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 질환을 함께 진료해 왔습니다. 두 가지가 겹쳐 있을 때 증상을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저희가 맡는 부분이에요.
파킨슨병에 한약을 함께 썼을 때의 임상 근거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 치료 한의원 — 한약을 함께 썼을 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쇼그렌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에 잘 걸리나요?
A. 연구마다 다릅니다. 스웨덴 연구에서는 위험이 올라간 여섯 가지에 쇼그렌증후군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만 연구에서는 1.56배로 나왔습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문제로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Q. 갑상선 질환이 있는데 걱정해야 하나요?
A.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은 위험이 올라간 목록에 있었습니다. 다만 상승의 크기가 크지 않고, 개인이 걸린다는 뜻도 아닙니다. 정기 진료를 유지하시면 됩니다.
Q. Th17을 낮추는 약을 먹으면 예방되나요?
A. 근거가 없습니다. 배양접시에서 신경세포의 죽음이 줄었다는 실험 결과가 있을 뿐, 사람에게 투여해 확인된 것이 아닙니다.
Q. 면역억제제를 쓰면 파킨슨병이 좋아지나요?
A. 일반적인 파킨슨병에서는 그런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자가면역이 직접 원인이 된 드문 파킨슨증후군에서는 면역치료가 효과를 낼 수 있어, 감별이 중요합니다.
Q. 자가면역질환이 파킨슨병을 일으킨 건가요?
A.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는 것까지이고,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이라고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Q. 자가면역질환 약을 먹고 있으면 파킨슨병 약과 부딪히지 않나요?
A. 함께 쓰는 약이 많아질수록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그 조정은 처방하는 의료진의 몫이에요. 드시는 약을 한 곳에 정리해 두었다가 각 진료에서 보여 드리시면 좋습니다.
Q. 두 진료를 다니기가 힘듭니다. 하나만 다녀도 될까요?
A. 권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관리가 끊기면 재발이나 악화로 이어지고, 파킨슨병은 약 조정이 이어져야 하는 병입니다. 방문 간격을 조정하는 쪽으로 상의해 보세요.
Q. 한의원에서 항체 검사를 해 주시나요?
A. 하지 않습니다. 항체 검사와 영상 검사는 담당 의료기관에서 받으셔야 합니다. 저희는 마름, 저림, 소화 문제 같은 증상을 다룹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두 진단명과 복용 중인 약, 그리고 가장 불편한 증상을 적어 오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Li X, Sundquist J, Sundquist K (2012) Subsequent risks of Parkinson disease in patients with autoimmune and related disorders: a nationwide epidemiological study from Sweden. Neurodegenerative Diseases 10:277-284
- Sommer A, Marxreiter F, Krach F, Fadler T, Grosch J, Maroni M, Graef D, Eberhardt E, Riemenschneider MJ, Yeo GW, Kohl Z, Xiang W, Gage FH, Winkler J, Prots I, Winner B (2018) Th17 Lymphocytes Induce Neuronal Cell Death in a Human iPSC-Based Model of Parkinson's Disease. Cell Stem Cell 23:123-131
- Barba C, Alexopoulos H (2019) Parkinsonism in autoimmune diseases. International Review of Neurobiology 149:419-452
- Chang CC, Lin TM, Chang YS, Chen WS, Sheu JJ, Chen YH, Chen JH (2018) Autoimmune rheumatic diseases and the risk of Parkinson disease: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 Taiwan. Annals of Medicine 50:83-90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진단과 치료 방향은 담당 의료기관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