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파킨슨병 전구증상, 자가면역이 함께 걸려 있을 때
목차
냄새가 흐려지고, 변비가 오래되고, 자면서 소리를 치신다고 해요. 아직 손은 떨리지 않는데요.

이런 신호가 여럿 겹칠 때 이미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어요. 오늘은 그 단계에서 면역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최근 연구들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킨슨병의 전구증상은 후각 상실·변비·잠꼬대를 비롯해 아홉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2024년 연구에서 알파시누클레인 조각이 T세포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죽이고 교세포를 염증 상태로 바꾸는 과정이 확인되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파킨슨병 위험이 1.55배 높았지만, 루푸스·류마티스관절염처럼 연관이 없던 질환도 있었습니다.
전구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오는 아홉 가지가 대표적이에요.
- 후각 상실 — 환자의 약 80%에서 나타납니다
- 변비 — 알파시누클레인은 위장관에서도 발견됩니다
- 렘수면 행동장애 —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잠꼬대와 몸부림
- 낮에 지나치게 졸림
- 우울감과 불안
- 인지 기능 저하
- 기립성 저혈압 — 일어설 때 어지러움
- 발기부전
- 요실금
하나만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지만, 셋 이상이 겹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시기에 이미 도파민 신경이 조금씩 줄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이 단계에서 무엇이 신경을 갉아먹고 있는지를 보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후각 변화 하나만 따로 다룬 글은 송도 파킨슨병 후각 이상 한의원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왜 하필 면역을 봐야 할까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이 단순한 노화성 퇴행이 아니라 면역이 관여하는 복합 질환이라는 근거가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 독일에서 발표된 연구가 이 흐름의 출발점으로 꼽힙니다. 자가면역성 염증세포인 Th17이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근거를 확인했어요.
그 뒤로 방향이 하나 더 열렸습니다. 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단백질이 거꾸로 면역계를 자극한다는 쪽입니다.

알파시누클레인이 면역을 자극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몸이 자기 단백질 조각을 바깥에서 온 침입자처럼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Choe et al (2024)의 연구가 이 과정을 실험으로 확인했고, 국내 연구진의 성과예요.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는 알파시누클레인이 비정상적으로 뭉쳐 루이소체를 만들어요. 연구진은 이 단백질의 일부 조각이 T세포가 알아보는 표적, 즉 자가항원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다섯 가지 후보 조각을 시험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 두 가지 조각이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켰습니다
- 이 조각들은 Th1과 Th17 세포를 활성화시켰습니다
- 동시에 면역을 가라앉히는 조절 T세포의 균형이 흐트러졌습니다
불을 지피는 쪽은 세지고, 불을 끄는 쪽은 약해진 셈입니다.
파킨슨병에서 면역이 왜 과도하게 켜지는지를 설명해 주는 대목이에요.
그 면역세포가 신경을 직접 공격할까요?
실험에서는 그랬습니다.
연구진은 알파시누클레인 조각으로 면역을 자극한 생쥐에서 면역세포를 꺼내 신경세포와 함께 배양했습니다.
결과는 분명했고, 신경세포의 생존율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세포 사멸이 늘었습니다.
활성화된 T세포가 반응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신경세포를 공격했다는 뜻이에요. 도파민 신경세포는 이런 공격에 특히 약합니다.
교세포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불을 계속 지피는 역할이에요. 그리고 이 부분이 더 무섭습니다.
연구진이 면역세포가 내놓은 물질을 뇌의 교세포에 처리했더니, 두 종류가 모두 강하게 활성화되었습니다.
- 미세아교세포 — 염증성 형태로 바뀌어 TNF-α, IL-6 같은 염증 물질을 뿜어냈습니다
- 별아교세포 — 독성 형태로 변해 신경을 보호하는 기능을 잃고 오히려 손상을 부추겼습니다

한 번 켜진 염증이 스스로를 유지하는 고리가 만들어져요. 처음에는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문제였다가, 시간이 지나면 면역이 병의 진행을 주도하는 구조로 넘어간다는 설명입니다.
이 신경염증 고리는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저림과 통증 같은 신경병증 증상과도 이어져요.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까요?
높아져요. 다만 질환마다 차이가 큽니다.
Li et al (2023)의 메타분석은 관찰 연구 46편, 환자 873,643명과 대조군 13,402,821명을 모았습니다. 최종적으로 38편을 분석했어요.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사람이 앓지 않는 사람에 비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오즈비가 1.55였고, 발병 가능성이 약 1.55배, 즉 55% 높았다는 뜻이에요.

질환별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 수포성 유천포창 — 오즈비 2.67 (95% 신뢰구간 2.15~3.31). 이 병을 앓는 사람이 앓지 않는 사람에 비해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약 2.7배였습니다
- 쇼그렌증후군(Sjögren's syndrome, SS) — 오즈비 1.61 (1.24~2.09). 같은 비교에서 약 61% 높았습니다
-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 GD) — 오즈비 1.45 (1.24~1.70). 약 45%입니다
-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 — 오즈비 1.31 (1.14~1.50)
-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과 크론병(Crohn's disease, CD) — 오즈비 1.30 (각각 1.18~1.45, 1.20~1.42)
류마티스 질환만 따로 본 He et al (2022)의 메타분석도 있으며, 일곱 개 질환, 833,004명의 자료였어요.

- 베체트병(Behçet's disease, BD) — 상대위험 1.93 (1.07~3.49). 이 병을 앓는 사람이 앓지 않는 사람에 비해 이후 파킨슨병이 생길 가능성이 약 1.9배였습니다
- 강직성 척추염 — 상대위험 1.55 (1.31~1.83)
- 쇼그렌증후군 — 상대위험 1.34 (1.22~1.47)
두 연구에서 쇼그렌증후군이 나란히 잡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으면 파킨슨병이 반드시 생길까요?
아니에요. 그리고 이 부분을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연관이 나오지 않은 질환도 여럿이었습니다.
-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 오즈비 0.82 (0.66~1.03). 오히려 낮은 쪽이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 — 오즈비 0.79 (0.61~1.03). 역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 다발성경화증 — 오즈비 2.02 (0.87~4.70). 신뢰구간이 1을 크게 걸쳐 결론을 낼 수 없습니다
- 셀리악병(celiac disease, CD) — 오즈비 1.16 (0.79~1.69)
- 통풍, 류마티스성 다발근통 — He et al (2022)에서도 유의한 연관이 없었습니다
신뢰구간에 1이 포함되면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다발성경화증의 2.02는 숫자만 보면 커 보이지만, 0.87에서 4.70까지 벌어져 있어 방향조차 확정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더. 두 연구 모두 관찰 연구를 모은 것이고, 포함된 연구의 상당수가 후향적이었습니다. 연구 간 이질성도 컸어요. "자가면역질환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가 아니라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로 읽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러면 파킨슨병은 자가면역질환인가요?
공식 분류로는 아니에요. 하지만 자가면역적 성격을 가진 복합 질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이 늙어 스러지는 퇴행성 질환으로 이해되어 왔어요. 단백질이 쌓이고, 신경이 줄고, 움직임이 느려지는 순서예요.
그런데 지금까지 본 연구들은 그 사이에 면역이 끼어 있다고 말해요.
- 쌓인 단백질 조각이 면역계를 자극합니다
- 활성화된 T세포가 신경세포를 직접 공격합니다
- 교세포가 염증을 이어받아 고리를 만듭니다
- 그 결과 신경 소실이 빨라집니다
단백질이 원인이고 면역이 결과인 것이 아니라, 둘이 서로를 키우는 구조입니다.
연구자들은 그래서 전구증상이 나타나는 초기 단계와 진단 이후 치료 과정 모두에서 자가면역성 염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해요.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지는 않겠습니다. 면역이 관여한다는 사실과, 면역을 조절하면 병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에요.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과 베체트병을 오래 진료해 왔고, 이 주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쇼그렌증후군으로 다니시던 분이 어느 날 이렇게 말씀하세요.
"요즘 냄새를 잘 못 맡아요. 그리고 자면서 자꾸 발길질을 한다고 하네요."
이럴 때 저희가 하는 일은 겁을 드리는 것이 아니에요. 언제부터였는지, 몇 가지가 겹치는지를 함께 정리하고, 신경과 진료가 필요한 시점인지를 같이 판단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걱정이 과하신 분도 계십니다. 루푸스나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계신 분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불안해하시는데, 앞서 본 것처럼 그 두 질환에서는 연관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레한의원은 뇌 영상 검사나 항체 검사를 하지 않으며, 진단은 신경과와 류마티스내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지를 함께 놓고 남은 증상을 살핍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네 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겹치는 신호를 세어 봅니다. 앞의 아홉 가지 중 몇 개가 해당되는지, 언제부터였는지 적어 두세요. 셋 이상이면 신경과 진료를 권해 드립니다.
둘. 자가면역질환이 있다면 그 관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쇼그렌증후군·베체트병·강직성 척추염·염증성 장질환처럼 연관이 확인된 질환은 담당 진료를 꾸준히 이어가시는 것이 먼저입니다.
셋. 염증을 키우는 생활 요인을 줄입니다.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 흡연은 면역의 균형을 흐트러뜨립니다.
넷. 남은 증상을 방치하지 않습니다. 변비, 얕은 잠, 기립성 어지러움은 그 자체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한의원이 맡는 부분은 네 번째예요.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병증을 함께 겪는 분들을 오래 진료하면서, 검사로 설명되지 않고 남는 몸의 불편을 정리해 왔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한의학 치료가 파킨슨병의 발병을 막는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수면과 소화,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돌려 지금의 상태를 편하게 만드는 쪽입니다.
파킨슨병에 한약을 함께 썼을 때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 치료 한의원 — 한약을 함께 썼을 때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파킨슨병에서 변비가 왜 먼저 오는지는 파킨슨병은 왜 변비부터 시작될까를 참고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쇼그렌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에 걸리나요?
A. 걸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메타분석에서 위험이 각각 1.61배, 1.34배로 높게 나왔지만, 이는 집단을 비교했을 때의 경향이지 개인의 운명이 아닙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 대부분은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Q. 루푸스나 류마티스관절염도 위험한가요?
A. 그 두 질환에서는 연관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루푸스는 오즈비 0.82, 류마티스관절염은 0.79로 오히려 낮은 쪽이었고 둘 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Q. 면역을 억제하면 파킨슨병을 예방할 수 있나요?
A. 아직 그렇게 말할 근거가 없습니다. 실험실과 동물 연구에서 면역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단계이고, 사람에게 면역 조절 치료를 해서 발병이 줄었다는 임상 근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Q. 전구증상이 몇 개나 있어야 병원에 가야 하나요?
A.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후각·수면·배변처럼 서로 다른 계통의 신호가 셋 이상 겹치고 그 상태가 수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Q. 한의원에서 자가면역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이레한의원은 혈액검사나 항체검사, 뇌 영상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검사와 진단은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결과를 함께 보며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Q.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받으면 파킨슨병 위험도 줄어드나요?
A. 그렇게 확인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염증이 오래 유지되는 상태 자체가 몸에 부담이므로, 기저 질환의 관리를 꾸준히 하시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 진료 기록과 최근 검사 결과지를 가져오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Choe YH, Jo MG, Kim BG, et al (2024) The autoimmune response induced by α-synuclein peptides drives neuronal cell death and glial cell activation. Journal of Autoimmunity 147:103256
- Li M, Wan J, Xu Z, Tang B (2023) The association between Parkinson's disease and autoimmune diseas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iers in Immunology 14:1103053
- He L, Zhao H, Wang F, Guo X (2022) Inflammatory rheumatic diseases and the risk of Parkinson'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iers in Neurology 13:999820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고,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으며, 파킨슨병과 자가면역질환의 진단·약물 치료는 해당 전문 진료가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