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파킨슨병 어지러움, 일어설 때 핑 도는 증상
목차
앉았다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진다고 하십니다. 잠깐 서 있다가 다시 앉으면 괜찮아진다고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에서 어지러움은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이 하나가 아니에요. 그리고 그중에는 간단한 처치로 좋아지는 것도 섞여 있어요. 오늘은 원인을 갈라 보는 방법을 연구 자료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킨슨병 환자 305명 중 49%가 어지럽다고 답했습니다.
어지럽다고 한 분의 38%는 기립성 저혈압, 11%는 이석증이었습니다. 이석증은 치료 후 92%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파킨슨병 약이 기립성 저혈압을 늘린다는 근거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임의로 약을 줄이지 마세요.
파킨슨병에서 어지러움은 얼마나 흔할까요?
절반 가까이예요.
van Wensen et al (2013)의 연구는 파킨슨병 외래 환자 305명을 연속으로 조사했고, 평균 나이 70.5세, 남성이 61%였어요.
151명, 그러니까 49%가 어지럽다고 답했습니다. 두 명 중 한 명꼴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어지럽다는 말은 하나인데, 그 뒤에 있는 원인은 여러 가지예요. 원인을 가르지 않으면 대처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무엇일까요?
일어선 뒤 3분 안에 혈압이 정해진 만큼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준은 이렇습니다.
-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지거나
-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

건강한 몸은 일어설 때 하체로 쏠린 혈액을 즉시 되돌리며, 혈관을 조이고 심박수를 올려 뇌로 가는 혈류를 지키는 반사가 작동해요.
파킨슨병에서는 이 반사를 담당하는 자율신경이 함께 손상돼요. 그래서 혈압을 붙잡아 주는 힘이 약해집니다.
어지럽지 않은데도 혈압이 떨어질 수 있을까요?
있어요. 그리고 이 점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에요.
기립성 저혈압이 있어도 어지러움이나 식은땀, 가벼운 두통 같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어요. 본인은 모르는 채로 지나가는 것이죠.
증상이 없다고 해서 혈압이 안정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넘어짐의 위험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진료에서는 실제로 눕혔다가 일으켜 세워 혈압을 재 보는 방법을 써요.
어지러움의 원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파킨슨병 환자에게 어지러움을 만드는 원인은 크게 여섯 가지로 정리돼요.

- 기립성 저혈압 —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 약물 — 파킨슨병 약뿐 아니라 혈압약, 항우울제, 진통제, 항생제도 어지러움을 만들 수 있습니다
- 뇌 심부 자극술 이후 — 자극 부위 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 이석증 — 누워서 돌아눕는 동작에서 짧고 심하게 돕니다
- 편두통
- 일과성 뇌허혈이나 뇌졸중 —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에 다른 신경 증상이 함께 오면 즉시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원인마다 대처가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파킨슨병이라 어지러운가 보다」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이석증도 흔할까요?
생각보다 흔하고, 치료 반응이 가장 좋은 원인입니다.
같은 van Wensen et al (2013)의 연구에서 어지럽다고 답한 151명을 자세히 나누어 보았습니다.

- 기립성 저혈압 — 57명(38%)
- 전형적인 이석증 — 12명(8%)
- 비전형적인 이석증 — 4명(3%)
이석증을 합치면 11%입니다. 어지러운 열 명 중 한 명꼴이에요.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나와요. 이석 정복술을 받은 전형적 이석증 12명 가운데 11명(92%)이 3개월 뒤 거의 또는 완전히 증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파킨슨병 탓으로만 여겨 손대지 않던 어지러움이, 간단한 처치로 사라졌다는 뜻이에요.
한 가지 더. 연구진은 어지럽지 않다고 답한 환자들 중에서는 숨은 이석증을 찾지 못했고, 어지럽다고 말씀하시는 분에게만 확인하면 된다는 뜻이에요.
파킨슨병 약이 어지러움을 만들까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인터넷에 잘못 알려진 내용이 많아 정확히 짚겠습니다.
Nimmons et al (2022)의 체계적 문헌고찰은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21편, 환자 3,783명을 모았습니다. 파킨슨병 약 여섯 계열을 위약과 비교했어요.
분석이 가능했던 두 계열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 MAO-B 억제제 — 오즈비 2.28 (95% 신뢰구간 0.81~6.46)
- 도파민 작용제 — 오즈비 1.39 (95% 신뢰구간 0.97~1.98)

숫자만 보면 2.28배, 1.39배로 보입니다. 그런데 두 신뢰구간 모두 1을 포함하고 있어, 저자들은 「위험 증가와 연관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구진은 한계도 분명히 적었습니다. 대부분의 시험이 기립성 저혈압을 제대로 측정하거나 보고하지 않았고, 참여자들이 실제 파킨슨병 환자보다 젊었다는 점입니다. 75세 이상을 포함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했어요.
한편 다른 방향의 자료도 있습니다. Su et al (2023)의 연구는 기립성 저혈압이 없던 파킨슨병 환자 78명에게 레보도파 부하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검사 2시간 뒤 8명(10.3%)에게서 기립성 저혈압이 확인되었어요. 나이가 많을수록 그 가능성이 높았습니다(오즈비 1.451, 95% 신뢰구간 1.055~1.995).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약을 늘리거나 새로 시작할 때 혈압을 확인할 이유는 충분하지만, 약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러니 어지럽다고 해서 파킨슨병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마세요. 반드시 담당 신경과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왜 자율신경이 먼저 상할까요?
혈압을 붙잡는 신경이 뇌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파시누클레인은 뇌의 흑질에만 쌓이지 않으며, 심장으로 가는 교감신경, 장을 움직이는 신경, 혈관을 조이는 신경 같은 말초 자율신경에도 함께 쌓입니다.
그래서 파킨슨병에서는 운동 증상과 별개로 자율신경 신경병증이 진행하며, 기립성 저혈압과 변비, 배뇨 문제가 한꺼번에 오는 이유예요.
어지러움이 있는 분에게 변비와 밤중 소변을 함께 여쭙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증상들이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신경병증은 되돌리기 어렵지만, 그 위에서 생기는 불편은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으며, 다음 항목이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다계통 위축증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어지러움이 유난히 심하고 일찍 왔다면 한 번 짚고 넘어가는 감별입니다.
Stankovic et al (2023)의 종설은 다계통 위축증을 세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 소뇌형 — 술 취한 듯 비틀거리는 걸음, 손동작이 서툴러짐, 말이 흐트러짐이 먼저 옵니다
- 파킨슨형 — 몸이 굳고 느려져 파킨슨병처럼 보이지만, 레보도파 반응이 약하고 진행이 빠릅니다
- 자율신경 우세형 — 기립성 저혈압과 배뇨 문제가 앞서 나타나, 심장내과나 비뇨의학과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유형 모두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병리로 생기고, 자율신경 기능 저하가 결국 대부분에서 나타납니다.
기립성 저혈압이 병 초기부터 두드러지고, 레보도파 반응이 뚜렷하지 않다면 신경과에서 이 감별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 파킨슨병으로 치료받으시는 분들께 어지러움을 여쭤보면, 대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침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날 때가 제일 심해요."
"밥 먹고 나서 일어나면 더 그래요."
두 가지 모두 기립성 저혈압의 전형적인 상황이며, 자고 일어난 직후와 식사 뒤에 혈압이 가장 떨어지기 쉬워요.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누워서 돌아누울 때 빙 돌아요. 몇 초면 괜찮아지고요." 이쪽은 결이 다르며, 이석증을 확인해 볼 상황이에요.
이레한의원은 혈압 반응 검사나 이석증 검사, 뇌 영상 검사를 하지 않으며, 확인과 처치는 신경과·이비인후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놓고 남은 증상을 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언제 어지러운지 적어 둡니다. 일어설 때인지, 돌아누울 때인지, 식사 뒤인지. 이 기록만으로도 원인의 방향이 상당히 좁혀집니다.
둘. 어지럽다고 말씀드립니다. 이석증은 어지럽다고 말한 분에게서만 발견되었고, 치료 후 92%가 좋아졌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확인할 기회가 없습니다.
셋. 생활에서 바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 물을 넉넉히 마십니다. 하루 여섯에서 여덟 잔이 흔히 권해지는 양입니다
- 일어나기 전에 발목을 몇 번 움직여 종아리 근육으로 피를 밀어 올립니다
- 천천히 단계를 나눠 일어납니다. 눕기에서 앉기, 앉기에서 서기 사이에 잠시 멈춥니다
- 압박 스타킹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소금 섭취를 늘리는 방법도 쓰이지만, 심장·신장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고 조절하셔야 합니다
넷. 약은 임의로 건드리지 않습니다. 어지러움이 약과 관련 있어 보여도, 조절은 처방한 의료진의 판단입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 질환에서 나타나는 자율신경 증상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혈압을 붙잡는 힘이 약해진 상태에서 함께 오는 피로, 소화 불량, 얕은 잠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 저희가 맡는 부분이에요.
여기서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한의학 치료가 파킨슨병의 자율신경 손상을 되돌린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지금의 몸 상태를 편하게 만드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파킨슨병 약과 한약을 함께 썼을 때의 임상 근거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 치료 한의원 — 한약을 함께 썼을 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전구 단계의 다른 신호는 인천 파킨슨병 전구증상 한의원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어설 때만 어지러운데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A. 받아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눕혔다 일으켜 세워 혈압을 재면 비교적 간단히 확인됩니다. 증상이 없어도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 넘어짐 위험을 줄이려면 한 번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안전하겠습니다.
Q. 누워서 돌아누울 때만 도는 것도 파킨슨병 때문인가요?
A. 그 양상이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짧게 심하게 돌았다가 금세 가라앉는 것이 특징이에요.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흔히 발견되고, 정복술 후 대부분 좋아졌습니다. 이비인후과나 신경과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Q. 파킨슨병 약 때문에 어지러운 것 같은데 줄여도 될까요?
A. 임의로 줄이지 마세요. 메타분석에서 약이 기립성 저혈압 위험을 높인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았고, 약을 갑자기 줄이면 운동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어지러움을 담당 신경과에 알리고 조절 여부를 함께 정하시는 것이 순서가 되겠습니다.
Q. 물과 소금을 늘리면 정말 도움이 되나요?
A. 혈액량을 늘려 기립 시 혈압 저하를 줄이는 방법으로 널리 쓰입니다. 다만 심부전이나 신장 질환, 고혈압이 함께 있으면 위험할 수 있어, 소금 조절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한 뒤에 하셔야 합니다.
Q. 어지러움이 심해지면 다계통 위축증인가요?
A. 그렇게 단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병 초기부터 기립성 저혈압이 두드러지고 배뇨 문제가 함께 오면서 레보도파 반응이 약하다면, 신경과에서 감별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Q. 한의원에서 어지러움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이레한의원은 혈압 반응 검사나 이석증 검사, 뇌 영상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확인은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남은 증상의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복용 중인 약 목록과 최근 혈압 기록을 함께 가져오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van Wensen E, van Leeuwen RB, van der Zaag-Loonen HJ, Masius-Olthof S, Bloem BR (2013)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in Parkinson's disease. Parkinsonism and Related Disorders 19:1110-1112
- Nimmons D, Bhanu C, Orlu M, Schrag A, Walters K (2022) Orthostatic Hypotension and Antiparkinsonian Drug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and Neurology 35:639-654
- Su D, Su Y, Xu B, Chhetri JK, Chan P (2023) Age as a risk factor for orthostatic hypotension induced by the levodopa challenge test in patients with Parkinson's disease: Results from a single-center trial. Medicine 102:e33161
- Stankovic I, Fanciulli A, Sidoroff V, Wenning GK (2023) A Review on the Clinical Diagnosis of Multiple System Atrophy. Cerebellum 22:825-839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고,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으며, 복용 중인 약의 조절은 반드시 처방한 의료기관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