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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후각 이상, 냄새를 못 맡은 지 오래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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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파킨슨병 후각 이상, 냄새를 못 맡은 지 오래됐다면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커피 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십니다. 코가 막힌 것도 아닌데 몇 년째 서서히 흐려졌다고요.

송도 이레한의원에서 파킨슨병 전구 증상인 후각 감퇴를 설명하는 안내 이미지

나이 탓이겠거니 넘기시다가, 뒤늦게 다른 증상이 겹치면서 걱정하며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오늘은 후각 변화가 왜 신경 퇴행의 앞자락에서 나타나는지, 관련 연구들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후각 감퇴는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보다 5~10년 앞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남성 2,267명을 8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냄새 인지 능력이 가장 낮은 집단의 발병 위험은 5.2배였습니다.

다만 후각이 떨어졌다고 해서 병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비염·노화·아연 부족 등 다른 원인이 훨씬 흔합니다.

후각 기능이 왜 먼저 떨어질까요?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병리적 단백질이 뇌 깊은 곳보다 코와 가까운 부위에서 먼저 쌓이기 때문입니다.

냄새 분자는 코 점막을 지나 후각구(olfactory bulb)로 곧장 전달돼요. 뇌로 들어가는 현관문 같은 부위예요.

독일의 신경해부학자 하이코 브락이 정리한 단계 이론에서, 병리 변화의 1단계 무대가 바로 후각구와 미주신경입니다.

도파민을 만드는 흑질(substantia nigra)이 손상되는 것은 그보다 한참 뒤의 일이에요. 집 안쪽에 불이 나기 전에 현관 근처에서 연기가 먼저 피어오르는 셈이에요.

얼마나 흔한 증상인가요?

파킨슨병에서는 떨림이나 경직보다 더 흔하게 관찰돼요.

초기 단계의 환자 상당수에서 후각 기능 저하가 확인되며, 여러 종설이 이를 가장 빈번한 비운동 증상 중 하나로 꼽습니다.

용어부터 정리해 두겠습니다.

  • 무후각증(anosmia) —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는 상태
  • 후각 감퇴(hyposmia) — 맡는 능력이 뚜렷하게 떨어진 상태

임상에서는 UPSIT이나 Sniffin' Sticks 같은 도구로 여러 냄새를 얼마나 정확히 구별하는지 점수로 매깁니다. "냄새가 잘 안 나요"라는 느낌을 수치로 바꾸는 작업이에요.

후각구에서 시작해 흑질로 번지는 신경 퇴행 경로를 단계별로 표시한 도식

후각이 떨어지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얼마나 높아질까요?

가장 널리 인용되는 수치는 5.2배입니다. 냄새 인지 점수가 가장 낮은 25% 집단이, 점수가 높은 상위 50% 집단에 비해 8년 안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위험이 5.2배 높았다는 뜻이에요.

De Cleene et al (2024)의 종설이 정리한 자료 가운데, Ross et al (2008)의 하와이 코호트 연구가 이 부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 대상 — 파킨슨병도 치매도 없던 71~95세 남성 2,267명
  • 추적 — 최장 8년, 그동안 35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 결과 — 냄새 인지 점수가 가장 낮은 4분의 1 집단의 오즈비 5.2 (95% 신뢰구간 1.5~25.6)

냄새 인지 점수 사분위별 파킨슨병 발생률을 나타낸 막대그래프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냄새를 가장 못 맡은 네 명 중 한 명 집단이, 잘 맡은 절반 집단과 견주어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약 5.2배였습니다. 다만 신뢰구간이 1.5에서 25.6까지 넓게 벌어져 있어요.

이렇게 폭이 넓다는 것은 실제 값이 어디쯤인지 아직 정밀하지 않다는 신호입니다. 사건이 드물고(35명) 표본이 한정된 연구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배수 자체를 과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대목이 있어요. 이 관계는 추적 4년 이내에서만 뚜렷했고, 그 뒤로는 흐려졌습니다. 후각 검사가 예측하는 기간에도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족 중에 환자가 있으면 어떤가요?

Ponsen et al (2004)의 연구가 이 질문을 직접 다루었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 없는 친척 361명을 대상으로 냄새 감지·식별·구별 검사를 시행해, 후각이 떨어진 40명과 정상인 38명을 골라 2년간 추적했습니다.

여기에 도파민 운반체를 보는 뇌 영상 검사를 처음과 2년 뒤 두 번 시행했어요.

  • 후각이 떨어진 집단에서 2년 안에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비율이 약 10%였습니다
  • 아직 진단되지 않은 나머지 분들에서도 도파민 운반체 결합이 감소하는 속도가 정상 후각 집단보다 유의하게 빨랐습니다

파킨슨병 환자 친척 361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후각 저하 집단의 2년 발병률을 나타낸 그래프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도파민 신경이 이미 조금씩 줄고 있었다는 이야기예요.

후각이 떨어지면 파킨슨병이 생긴다는 뜻인가요?

아니에요. 이 부분을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후각 감퇴의 원인은 훨씬 흔한 것들이 많아요.

  • 만성 비염, 부비동염 — 코막힘과 콧물을 동반하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합니다
  • 노화 — 60대 이후 서서히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 아연 부족, 흡연, 머리 외상
  • 바이러스 감염 후유증

신경 퇴행으로 인한 후각 저하는 코막힘 없이, 서서히, 그리고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 하나. 후각 저하 자체는 파킨슨병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여러 신경 퇴행 질환에서 공통으로 관찰돼요. 후각 검사가 병명을 가려 주지는 못한다는 뜻이에요.

후각 말고 어떤 신호가 함께 올까요?

전구 단계에서는 여러 신호가 짝을 지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 잠꼬대와 몸부림 — 꿈 내용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 행동장애
  • 변비 — 다른 증상보다 수년에서 십수 년 앞서기도 합니다
  • 어깨 굳음 — 오십견으로 오인되는 한쪽 어깨의 뻣뻣함
  • 우울감과 불안

하나만 있을 때보다 여럿이 겹칠 때 의미가 커집니다. 후각이 흐려진 데다 잠꼬대가 심해지고 변비가 오래됐다면, 한 번쯤 신경과 진료를 받아 보시길 권해요.

파킨슨병이 왜 변비부터 시작되는지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은 왜 변비부터 시작될까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냄새를 잃으면 식사에도 영향이 있을까요?

있어요. 그리고 이 부분이 실제 생활에서는 더 크게 다가옵니다.

Alia et al (2025)의 종설은 후각과 미각 변화가 파킨슨병 환자의 영양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냄새를 못 맡으면 음식 맛의 대부분이 사라져요. 우리가 맛이라고 느끼는 것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향이기 때문이에요.

그 결과가 이렇게 이어져요.

  • 입맛이 떨어져 식사량이 줄어듭니다
  • 간을 세게 하거나 단 음식을 찾게 됩니다
  • 상한 음식이나 가스 냄새를 못 알아채는 안전 문제가 생깁니다

체중이 줄기 시작하면 근력과 보행에도 영향이 갑니다. 후각 변화를 그저 불편한 증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예요.

후각 저하가 식사량 감소와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안내 이미지

후각 검사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정해진 냄새를 맡고 보기 중에서 고르는 방식입니다. 피를 뽑거나 기계에 들어가는 검사가 아니에요.

가장 널리 쓰이는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UPSIT — 긁으면 향이 나는 카드 40장을 하나씩 긁어 냄새를 맡고, 네 개의 보기 중 하나를 고릅니다. 맞힌 개수가 점수가 됩니다
  • Sniffin' Sticks — 펜처럼 생긴 막대에서 나는 향으로 감지·구별·식별 세 가지를 나누어 봅니다

Ross et al (2008)의 연구도 이 방식으로 2,267명의 점수를 매겨 네 집단으로 나눈 뒤 8년을 지켜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점수의 절대값보다 같은 나이대와 비교했을 때의 위치입니다. 60대 후반이면 누구나 조금씩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후각 검사에 쓰이는 냄새 카드와 향 막대를 설명하는 안내 이미지

한의학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볼까요?

증상이 뚜렷해지기 전,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가 여럿 모이는 시기로 봅니다.

후각이 흐려지고, 잠이 얕아지고, 배변이 불규칙해지고, 기력이 떨어지는 변화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서양의학이 이를 전구기라 부르는 구간이에요.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를 기혈의 순환이 더뎌지고 몸을 지키는 힘이 흐트러진 상태로 이해해요. 부족한 곳은 채우고 막힌 곳은 풀어 전체의 균형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요.

여기서 두 가지를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첫째, 한의학 치료가 파킨슨병의 발병을 막는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둘째, 그럼에도 이 시기에 할 일은 있어요. 수면과 소화, 자율신경의 불균형은 그 자체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뒤에 올 신경병증 증상의 부담을 키웁니다.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저림과 통증이 가느다란 신경의 문제와 어떻게 얽히는지는 신경병증이라는 하나의 축으로 이어져요. 이 부분은 별도의 글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에서 오시는 분들께 후각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개는 다른 일로 오셨다가 지나가듯 말씀하세요.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냄새가 안 나서 탄 줄도 몰랐어요."

"향수를 뿌렸는지 안 뿌렸는지 모르겠어요."

몇 년 전부터 그랬다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고, 가족이 먼저 알아채는 경우도 흔해요.

여기서 저희가 드리는 말씀은 한결같습니다. 후각 하나로 겁을 먹으실 필요는 없지만, 다른 신호가 함께 있는지 한 번은 정리해 보시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단은 저희 몫이 아닙니다. 이레한의원은 뇌 영상 검사나 후각 정량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신경과에서 확인받으시고, 그 결과를 함께 놓고 상의드립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 전구 증상을 함께 정리하는 상담 장면 안내 이미지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나. 코 문제부터 배제합니다. 코막힘이나 콧물이 함께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비염·부비동염 여부를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둘. 동반 신호를 적어 봅니다. 잠꼬대, 변비, 한쪽 어깨의 뻣뻣함, 손 떨림, 걸음이 느려짐. 언제부터였는지 함께 기록하면 진료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셋. 여럿이 겹치면 신경과 진료를 받습니다. 후각 하나만으로는 판단하지 않지만, 세 가지 이상이 겹치면 확인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넷. 식사를 챙깁니다. 냄새가 흐려지면 식욕이 함께 떨어집니다. 짜게 먹기보다 식감과 온도, 색으로 식사의 즐거움을 보완해 보세요.

한의원이 맡는 부분은 그 뒤입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병증을 오래 진료해 오면서, 검사로 설명되지 않고 남는 몸의 변화를 함께 살펴 왔습니다.

수면과 소화, 기력의 문제를 정리해 나가면서 몸 전체의 균형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진단과 약물 치료는 신경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곁을 맡습니다.

파킨슨병에 한의학 치료를 함께 썼을 때의 임상 근거는 본원 칼럼 파킨슨병 치료 한의원 — 한약을 함께 썼을 때 무엇이 달라졌을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염 때문에 냄새가 안 나는 것과 어떻게 구분하나요?

A. 비염은 코막힘·콧물을 동반하고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합니다. 신경 퇴행으로 인한 변화는 코막힘 없이 서서히 흐려지고, 좋아지는 시기 없이 이어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두 가지가 함께 있을 수도 있어 이비인후과 확인이 먼저입니다.

Q. 후각이 떨어졌는데 검사를 꼭 받아야 하나요?

A. 후각 하나만으로는 급하지 않습니다. 잠꼬대, 변비, 한쪽 어깨 굳음처럼 다른 전구 신호가 함께 있을 때 신경과 진료를 권해 드립니다.

Q. 5.2배라는 숫자는 얼마나 믿을 수 있나요?

A. 방향은 신뢰할 만하지만 크기는 정밀하지 않습니다. 해당 연구에서 실제 발병한 분이 2,267명 중 35명으로 적었고, 신뢰구간이 1.5에서 25.6까지 넓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분명하되 "정확히 5배"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Q. 후각을 되돌리는 방법이 있나요?

A. 신경 퇴행으로 인한 후각 저하를 되돌린다는 확립된 치료는 아직 없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후유증 등 원인이 다른 경우에는 후각 훈련이 시도되기도 합니다. 원인을 먼저 가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Q. 가족 중에 파킨슨병 환자가 있으면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후각 검사만으로 발병을 예측하는 선별 검사는 아직 일반 진료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족력이 있으면서 후각과 수면, 배변에 변화가 함께 있다면 한 번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Q. 한의원에서 후각 검사를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이레한의원은 후각 정량 검사나 뇌 영상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검사와 진단은 신경과·이비인후과에서 받으시고, 저희는 그 결과를 함께 보며 남은 증상의 관리 방향을 상의드립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신경과 진료 기록이나 검사 결과지가 있으시면 함께 가져와 주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Ross GW, Petrovitch H, Abbott RD, et al (2008) Association of olfactory dysfunction with risk for future Parkinson's disease. Annals of Neurology 63:167-173
  • Ponsen MM, Stoffers D, Booij J, et al (2004) Idiopathic hyposmia as a preclinical sign of Parkinson's disease. Annals of Neurology 56:173-181
  • De Cleene N, Schwarzová K, Labrecque S, et al (2024) Olfactory dysfunction as potential biomarker in neurodegenerative diseases: a narrative review. Frontiers in Neuroscience 18:1505029
  • Alia S, Andrenelli E, Di Paolo A, et al (2025) Chemosensory Impairments and Their Impact on Nutrition in Parkinson's Disease: A Narrative Literature Review. Nutrients 17:671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파킨슨병의 진단과 약물 조정은 신경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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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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