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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몸이 아픈 이유 — 기분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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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흐린 날 몸이 아픈 이유 — 기분 탓이 아닙니다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비가 오려고 하면 하늘을 보기 전에 몸이 먼저 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인천 이레한의원에서 날씨와 통증의 관계를 설명하는 안내 이미지

머리가 무겁고 몸이 붓고 무릎이 쑤신다고 하시면서, 대개 "제가 예민한 거겠죠?"라는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오늘은 궂은 날에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와 동물 실험을 통해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날씨와 통증의 관련은 2,658명이 15개월간 매일 기록한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몸이 기압 변화를 알아차리는 곳은 귀 안쪽의 균형을 맡은 기관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날씨가 통증에 관여하는 정도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정말 날씨 탓이 맞나요?

맞습니다. 다만 그 크기가 크지는 않습니다.

이 질문은 오래 논쟁거리였는데, 환자분들은 한결같이 그렇다고 말씀하시지만 연구 결과는 들쭉날쭉해서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영국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대규모 설문 연구가 있는데, Dixon et al (2019)이 발표한 연구입니다.

만성 통증을 가진 2,658명이 15개월 동안 매일 자신의 통증 정도를 스스로 기록했고, 연구진은 그 기록을 같은 날 같은 지역의 날씨 자료와 하나씩 맞추어 분석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습도(humidity)·기압(barometric pressure)·풍속이 통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 분명한 수준이었습니다.

기분이 가라앉아서도, 덜 움직여서도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은 그날의 기분과 활동량을 계산에서 빼고도 관련이 남는지 다시 확인했는데 그대로 남았습니다. "우울해서 더 아프게 느낀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왜 그동안 「기분 탓」이라고 했을까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증을 좌우할 만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연구진이 쓴 표현은 "작지만 분명한 관련"이었습니다. 날씨가 통증을 좌우한다기보다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얹힌다는 쪽에 가깝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날씨가 통증에 관여하는 정도

그래서 흐린 날마다 반드시 아프지는 않고, 어떤 흐린 날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우연으로 여기게 돼요.

본인은 분명히 느끼는데 증명하기는 어려운, 딱 그만한 크기입니다.

편두통(migraine)을 다룬 최근 문헌 정리에서도 비슷했습니다. Denney et al (2024)은 날씨가 편두통 발작에 관여하는 정도를 약 20% 수준으로 보았고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린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같은 글에서 한 가지를 덧붙였는데, 날씨 변화가 아주 클 때는 영향도 뚜렷해지며 날씨 하나보다 다른 요인과 겹칠 때 더 잘 나타난다는 것이에요.

몸은 기압을 어디로 느낄까요

우리 몸에는 기압을 재는 장치가 따로 없는데 어떻게 그 변화를 알아차리는가 하는 것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의문이었습니다.

다행히 동물 실험에서 그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Funakubo et al (2010)은 신경이 손상되어 통증에 예민해진 쥐를 기압이 낮아지는 방에 두면 통증 행동이 심해진다는 이미 알려진 현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연구진은 흔히 내이(inner ear)라고 부르는 귀 안쪽에서 균형을 맡은 기관의 감각 세포를 미리 망가뜨린 뒤 같은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러자 기압이 낮아져도 통증이 심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온도를 낮추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반응은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내이는 기압에만 관여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귀 안쪽에서 뇌로

기압 변화가 실제로 뇌를 깨우는지도 확인되었습니다.

Sato et al (2019)은 생쥐를 기압이 40 hPa 낮아지는 방에 50분간 두었는데, 이는 태풍이 다가올 때 실제로 나타나는 정도의 변화입니다.

기압이 낮아질 때 몸에서 벌어지는 일

그 뒤 뇌를 살펴보니 평형 감각 신호가 처음 모이는 자리인 위전정핵(superior vestibular nucleus)의 신경세포가 뚜렷하게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이 생쥐들의 움직임 자체는 늘지 않았다는 것으로, 놀라서 뛰어다닌 것이 아니라 조용히 있는 상태에서 그 부위만 반응했다는 뜻이에요.

정리하면 기압이 내려갈 때 내이가 그것을 감지하고, 신호가 평형 감각 중추로 올라가면서 자율신경이 따라 움직이고, 이미 예민해진 통증 회로가 평소보다 크게 반응하는 흐름으로 이어져요.

멀미가 나는 길과 통증이 커지는 길이 한 곳에서 만나는 셈입니다.

왜 하필 나만 심할까요

이미 예민해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같은 기압 아래 있어도 어떤 분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고 어떤 분은 하루를 통째로 잃는데, 바로 이 차이가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에요.

앞의 동물 실험을 다시 보시면 답이 있는데, 기압을 낮췄을 때 통증이 심해진 쪽은 신경이 이미 손상된 쥐였지 멀쩡한 쥐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이미 통증 신호가 과민해져 있는 다음과 같은 분들이 같은 날씨에서도 유독 크게 느끼십니다.

  •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이 있는 분 — 신경이 이미 과민해져 있습니다
  • 섬유근육통처럼 중추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 있는 분 — 작은 신호도 크게 증폭됩니다
  • 자가면역질환으로 만성 염증이 이어지는 분
  • 오래된 관절 손상이 남아 있는 분

날씨가 없던 통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던 통증의 문턱을 낮춥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해서는 검사로 설명되지 않는 통증 편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고, 중추감작이 무엇인지는 본원 칼럼 염증과 중추감작을 어떻게 구별할까에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여기서 말하는 「예민하다」는 성격이 예민하다는 뜻이 아니라 신경이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이 달라져 있다는 뜻이며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일이에요.

붓고 몸이 무거운 것은 왜일까요

기압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머리가 아픈 것과 몸이 무겁고 붓는 것은 관여하는 요인이 조금 다르고, 앞의 2,658명 연구에서 통증과 관련이 가장 컸던 항목도 기압이 아니라 습도였습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마르지 않아 체온을 조절하는 데 힘이 더 들고, 자율신경이 그만큼 더 일하게 되면서 몸이 무겁고 늘어지는 느낌으로 이어져요.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조건이 한꺼번에 겹치는데,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으며 활동량이 줄고 햇빛이 적은 네 가지가 같은 날 함께 오기 때문이에요.

붓는 느낌에 대해서도 한 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흔히 "기압이 낮아서 몸이 부푼다"고 설명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고, 자율신경이 혈관과 수분 배출을 조절하는 과정이 함께 흔들리는 쪽으로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겠습니다.

계절마다 힘든 시기가 다릅니다

같은 분이라도 한 해 가운데 유독 힘든 시기가 따로 있는데, 대개 다음 네 가지 무렵에 몰립니다.

  • 장마가 시작될 무렵: 기압이 내려가고 습도가 급하게 오릅니다
  • 태풍이 다가오는 며칠: 기압 변화의 폭이 가장 큽니다
  • 환절기: 아침저녁 온도 차가 커집니다
  • 첫추위가 오는 날: 온도와 기압이 함께 움직입니다

공통점은 「변화가 빠를 때」이며, 낮은 상태 자체보다 바뀌는 속도가 문제입니다.

며칠 지나 그 날씨에 몸이 익숙해지면 대개 가라앉기 때문에, 장마가 계속되는 중반보다 시작 무렵이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어떻게 대비할까요

미리 아는 것이 절반입니다. 날씨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날의 계획은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달력에 아팠던 날만 표시해 두는 식으로 기록을 남겨 두시면 두세 달 뒤에 흐름이 보이면서 정말 날씨와 맞물리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지 구분할 수 있게 돼요.

둘째, 큰 변화가 예보된 날은 일정을 줄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앞서 보았듯 변화가 클 때 영향도 커지므로 태풍이나 장마가 시작될 무렵이 여기 해당해요.

셋째, 그날만큼은 몸을 덜 식히시기 바라는데, 온도가 낮아질 때 통증이 심해지는 반응은 내이와 무관하게 따로 있었기 때문에 얇게 여러 겹 입는 편이 낫겠습니다.

넷째, 통증과 관련이 가장 컸던 항목이 습도였으므로 제습기를 쓰거나 자주 환기해서 실내 습도를 낮춰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섯째, 아프다고 그날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다음 날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짧게라도 몸을 움직여 두시는 편이 낫겠습니다.

검사에서는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이 점이 환자분들을 가장 답답하게 합니다.

궂은 날 아파서 병원에 가면 혈액 검사도 영상 검사도 대개 정상으로 나오고, 그러면 "특별한 이상은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돼요.

구조를 보는 검사로는 잡히지 않는 신호 전달의 변화를 설명하는 도식

틀린 말은 아니지만 찾고 있는 자리가 다른데, 기압이 관절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전달하는 쪽이 흔들리는 것이어서 구조를 보는 검사로는 잡히지 않기 때문이에요.

검사가 정상이라는 말과 아프지 않다는 말은 다릅니다.

그러므로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없는 증상 취급을 받으시거나, 스스로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실 이유는 없겠습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이야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이 "일기예보보다 제 무릎이 정확해요"라는 말씀을 하실 때가 있어요.

인천 이레한의원에서 통증 기록을 함께 살펴보는 안내 이미지

농담처럼 하시지만 저는 그 말씀을 흘려듣지 않는데, 매일 자기 몸을 관찰해 온 분이 오래 쌓아 온 기록이기 때문이에요.

다만 한 가지는 함께 확인하는데, 정말 날씨와 맞물리는지를 보는 것으로 적어 보시면 날씨가 아니라 잠이나 일정과 맞물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비 오는 날마다 아프다"고 하셨던 분이 한 달을 기록해 보시고는 비보다 잠을 설친 다음 날과 더 맞물린다는 것을 아신 적도 있었고, 그때부터는 손댈 곳이 분명해졌습니다.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예민해진 문턱을 올리는 쪽입니다.

날씨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저희가 손대는 것은 같은 기압에서 덜 흔들리도록 만드는 부분이며,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 실제로 다루는 것은 다음과 같아요.

  • 자율신경이 흔들릴 때 따라오는 소화 불편과 두통
  • 몸이 굳는 느낌과 통증
  • 잠의 문제
  • 붓고 무거운 느낌

이런 증상이 정리되면 궂은 날의 낙폭이 줄어드는데, 날씨에 아예 반응하지 않게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비 오는 날에도 안 아프게 해 드립니다」라고는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파킨슨병이나 자가면역질환처럼 만성 신경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이 낙폭이 특히 크기 때문에, 그런 분들께는 궂은 날을 기준으로 하루 계획을 짜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위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궂은 날을 지나는 방법을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예민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2,658명을 관찰한 연구에서 확인된 현상이므로 스스로를 탓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다만 날씨만의 문제도 아니어서 그날의 잠과 활동량, 쌓인 스트레스가 함께 얹혀 결과를 만들어요.

셋째, 두세 달만 기록을 남겨 보시면 정말 날씨와 맞물리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인지부터 구분돼요.

넷째, 변화가 큰 날만 골라 대비하시면 되고 흐린 날마다 미리 긴장하고 계실 필요는 없어요.

다섯째,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평소의 문턱을 올려 두는 일은 실제로 손댈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자가면역질환과 신경 질환에서 나타나는 통증·소화기 증상을 오래 진료해 왔습니다. 날씨를 바꿔 드리지는 못해도 궂은 날의 폭을 줄이는 일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말 날씨 때문에 아픈 것이 맞나요?

A. 맞습니다. 2,658명이 15개월간 매일 기록한 연구에서 습도·기압·풍속과 통증의 관련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그 크기가 크지는 않습니다.

Q. 왜 어떤 흐린 날은 괜찮은가요?

A. 날씨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잠을 잘 주무시고 몸 상태가 좋은 날에는 같은 기압에서도 넘어가게 됩니다.

Q. 몸이 기압을 어떻게 아나요?

A. 귀 안쪽에서 균형을 맡은 기관, 즉 내이로 보고 있습니다. 동물 실험에서 이 부위의 감각 세포를 망가뜨리자 기압이 낮아져도 통증이 심해지지 않았습니다.

Q. 그럼 멀미가 잘 나는 사람이 더 심한가요?

A. 같은 내이와 평형 감각 중추가 관여하므로 그럴 가능성은 있겠습니다. 다만 그렇게 확인한 연구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Q. 비 오기 전에 미리 아픈 것은 왜인가요?

A. 기압은 비가 내리기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먼저 느끼시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Q. 진통제를 미리 먹어 두어도 되나요?

A. 그 판단은 약을 처방하신 곳에서 하셔야 합니다. 저희가 약의 복용 방법을 정해 드리지 않습니다.

Q. 이사를 가면 나아질까요?

A.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기압 변화는 어디에나 있고 새 환경에 적응하는 데 드는 부담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인천 송도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요?

A. 네. 이레한의원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습니다. 궂은 날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두세 가지 적어 오시면 상담이 정확해집니다.

참고문헌

  • Dixon WG, Beukenhorst AL, Yimer BB, Cook L, Gasparrini A, El-Hay T, Hellman B, James B, Vicedo-Cabrera AM, Maclure M, Silva R, Ainsworth J, Pisaniello HL, House T, Lunt M, Gamble C, Sanders C, Schultz DM, Sergeant JC, McBeth J (2019) How the weather affects the pain of citizen scientists using a smartphone app. npj Digital Medicine 2:105
  • Funakubo M, Sato J, Honda T, Mizumura K (2010) The inner ear is involved in the aggravation of nociceptive behavior induced by lowering barometric pressure of nerve injured rats. European Journal of Pain 14:32-39
  • Sato J, Inagaki H, Kusui M, Yokosuka M, Ushida T (2019) Lowering barometric pressure induces neuronal activation in the superior vestibular nucleus in mice. PLoS One 14:e0211297
  • Denney DE, Lee J, Joshi S (2024) Whether weather matters with migraine. Current Pain and Headache Reports 28:181-187

본 글은 의학 정보를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진단과 치료는 담당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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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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