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정상압 수두증, 증상부터 진단·감별·수술 후 예후까지
목차
걸음이 짧아지고 방향을 바꿀 때 자꾸 휘청거리는데, 생각하는 속도도 느려지고 소변까지 급해졌다면 단순한 노화로만 넘기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보행·인지·배뇨 기능이 함께 달라질 때 확인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가 정상압 수두증입니다.
이 글은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는 특발성 정상압 수두증을 다룹니다. 2021년 진료지침을 바탕으로 2025년 무작위시험과 검토 논문, 2026년 9월 공개된 장기 추적 연구까지 확인했습니다. 연구 확인 기준일은 2026년 9월 28일입니다.
보행 장애가 중요한 단서이며, 세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진단에는 증상의 경과, 신경학적 진찰, 뇌 영상, 뇌척수액 배액 전후 평가를 함께 활용합니다.
적절히 선택된 환자는 수술로 좋아질 수 있지만, 보행·인지·배뇨가 모두 같은 정도로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증상을 이해하기 위한 설명 그림입니다. 실제 환자의 사례나 진단 결과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정상압’인데 왜 수두증이라고 하나요?
뇌 안에는 뇌척수액이 차 있는 공간인 뇌실이 있습니다. 이 공간이 커지고 신경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만, 요추천자로 측정한 압력이 정상 범위이거나 약간만 높을 수 있어 이러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정상압’은 뇌척수액의 순환과 압력 변화가 모두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뚜렷한 선행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를 특발성이라고 합니다. 반면 뇌출혈, 수막염, 머리 외상 등의 이후에 발생하면 이차성 수두증을 고려합니다. 두 유형은 병력과 평가 과정이 달라 구분해야 합니다. Johnson and Williams (2025)
뇌실 주변 백질과 신경 회로의 기능 변화, 뇌혈류와 뇌척수액 순환 이상 등이 관찰되지만, 증상이 생기는 과정을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물이 뇌를 눌러서 생기는 병’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세부 기전은 여전히 연구 중입니다.
어떤 증상이 먼저 나타나나요?
걸음과 균형의 변화가 가장 흔하고 중요한 단서입니다. 발을 충분히 들지 못하고 보폭이 짧아지거나, 첫걸음을 떼기 어렵고, 몸을 돌릴 때 여러 번 발을 옮기며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다리에 힘이 있는 것 같은데도 걷는 동작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해요.
인지 변화는 건망증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생각하고 답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일을 순서대로 처리하거나 시작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배뇨 증상도 처음부터 요실금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참기 어려운 절박뇨가 먼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Johnson and Williams (2025)
다만 이러한 증상 하나하나는 다른 질환에서도 흔합니다. 증상의 조합과 진행 경과가 중요하며, 세 가지 증상만으로 스스로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요실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평가를 미룰 필요도 없습니다.
진단은 어떤 순서로 진행하나요?
병력과 진찰에서 시작해 영상과 기능 검사를 종합합니다. 신경과·신경외과에서는 언제부터 걸음이 달라졌는지, 낙상이나 기억·배뇨 변화가 함께 있었는지, 복용약이나 기존 질환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보행은 일정 거리를 걷는 시간이나, 의자에서 일어나 걷고 돌아와 앉는 검사(Timed Up and Go, TUG)처럼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지검사도 함께 시행하며, 필요하면 갑상선 기능이나 비타민 B12 결핍 등 다른 원인을 확인하는 검사를 추가합니다. Williams and Malm (2016)
이후 뇌 MRI 또는 CT에서 뇌실과 뇌 조직을 살펴보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뇌척수액 배액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 목적은 병명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MRI에서 뇌실이 크면 확진할 수 있나요?
뇌실 확장만으로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뇌 위축으로 뇌 조직의 부피가 줄면서 뇌실이 상대적으로 커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영상 소견만으로 수술을 결정하지도 않습니다.
영상에서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인 에반스 지수(Evans index)는 같은 영상 단면에서 측정한 측뇌실 앞부분의 최대 너비를 두개골 안쪽 최대 너비로 나눈 값입니다. 0.3 이상이면 뇌실 확장을 시사하지만, 이 숫자 하나가 확진 기준은 아닙니다.
또 하나는 DESH라는 영상 양상입니다. 뇌실과 실비우스열 부위의 뇌척수액 공간은 커지는 반면, 머리 꼭대기 쪽 뇌 표면의 공간은 좁아지는 불균형한 분포를 말합니다. 뇌량각 등 다른 소견도 참고하지만, 전형적인 DESH가 없다고 해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Nakajima et al (2021)
실제 영상 예시는 진료지침의 MRI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상 판독은 증상과 진찰 소견을 알고 있는 전문의의 평가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어떻게 구분하나요?
어떤 기능이 먼저, 어떤 형태로 달라졌는지가 감별의 출발점입니다. 아래 항목은 진료에서 살펴보는 단서이며, 어느 한 특징만으로 병을 구분하는 표는 아닙니다.
| 함께 감별하는 질환 | 확인하는 단서 |
|---|---|
| 알츠하이머병 | 최근 경험을 기억에 저장하는 어려움이 두드러지는지, 인지검사와 영상 결과는 어떤지 확인합니다. |
| 파킨슨병·기타 파킨슨증 | 떨림·경직·비대칭성, 다른 신경학적 이상과 약물 반응 등을 종합합니다. 짧은 보폭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
| 뇌혈관질환 | 뇌졸중 병력, 신경학적 결손, 뇌 영상의 혈관성 변화를 함께 살펴봅니다. |
| 경추 척수병증·요추관 협착증·말초신경병증 | 다리 통증, 감각 저하, 반사 이상, 걸을 때 심해지는 증상 등을 확인합니다. |
| 약물·비뇨기 질환 등 | 진정 작용이 있는 약이나 항콜린성 약물, 전립선·방광 문제 등이 증상에 기여하는지 검토합니다. |
수두증과 다른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이 함께 있으면 수술 뒤 보행은 좋아져도 인지 기능의 회복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감별은 수술 여부뿐 아니라 회복 목표를 정하는 데에도 필요합니다. Williams and Malm (2016)

뇌척수액을 뽑는 탭 검사는 무엇을 확인하나요?
일시적으로 뇌척수액을 배액한 뒤 기능이 좋아지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요추천자로 뇌척수액을 제거하고, 검사 전후 보행 시간·보폭·방향 전환 등을 비교합니다. 뇌압을 재는 것만으로 끝나는 검사는 아니에요.
2021년 지침에서는 30–50mL 범위의 배액량 차이보다 평가 방법과 시점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당일뿐 아니라 다음 날, 필요에 따라 첫 주 안에 반복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지·배뇨의 변화가 보행보다 늦게 관찰되기도 합니다. Nakajima et al (2021)
탭 검사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고 해서 수술 가능성을 바로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증상과 영상 소견이 맞으면 전문의가 재평가나 추가 배액 검사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응이 좋았더라도 모든 증상이 반드시 회복된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2025년에는 탭 검사 연구 222편을 검토하고 전문가 합의로 검사 절차를 표준화하려는 연구도 발표되었습니다. 연구마다 방법이 크게 달랐다는 점이 핵심으로, ‘몇 mL를 뽑았는가’와 함께 ‘무엇을 언제 비교했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연구의 세부 권고는 초록만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Bluett et al (2025)
수술하면 얼마나 좋아지나요?
적절히 선택된 환자의 보행 개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강화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뇌척수액을 다른 공간으로 배액하는 션트 수술입니다. 뇌실과 복강을 연결하는 방식 등이 있으며, 수술 방법과 밸브 설정은 신경외과에서 결정합니다.
2025년 PENS 무작위시험은 배액 검사에서 보행이 좋아진 99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두 군 모두 션트를 삽입한 뒤, 한쪽은 배액이 작동하도록, 다른 쪽은 배액을 억제하는 위약 설정으로 비교했습니다. 수술군과 수술을 받지 않은 군의 비교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3개월 뒤 보행 속도의 평균 증가량은 작동군 0.23m/s, 위약 설정군 0.03m/s였습니다. 연구의 보정된 군 간 차이는 0.21m/s로, 평균적으로 1초 동안 걸어가는 거리가 약 21cm 더 늘어난 차이에 해당합니다. 95% 신뢰구간은 0.12–0.31m/s였습니다. Luciano et al (2025)

논문의 수치를 바탕으로 직접 제작한 그래프입니다. 막대는 각 군의 평균 변화량이며, 보정된 군 간 차이는 단순 뺄셈 값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점의 인지검사와 배뇨 설문에서는 유의한 군 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전혀 좋아질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 시험의 3개월 결과로는 해당 효과를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안전성도 함께 봐야 합니다. 경막하혈종은 작동군 6/49명(약 12%), 위약 설정군 1/50명(2%)이었고, 일부는 추가 처치가 필요했습니다. 보행 개선 가능성과 과다 배액·출혈·감염 등 수술 관련 위험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이 시험은 배액 검사에 반응한 환자를 선별했으므로, 모든 의심 환자에게 결과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장기 예후는 어떤 점을 봐야 하나요?
‘개선’과 ‘완치’는 다릅니다. 2024년 메타분석은 54개 연구, 총 4,811명을 종합해 수술 뒤 전체 증상 개선 비율을 약 74%로 추정했습니다. 보행은 약 72%, 인지·배뇨는 각각 약 50%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Salih et al (2024)
쉽게 말하면 연구에 포함된 환자 100명 중 약 74명에서 연구가 정한 기준 이상의 호전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사람이 정상 기능을 되찾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증상별 분석에 포함된 환자와 추적 기간이 다르고, 관찰연구가 포함되어 있어 개인의 회복 확률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2026년 9월 25일 공개된 연구는 장기 관리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한 기관의 환자 114명을 후향적으로 조사했으며, 특발성과 이차성 환자가 함께 포함되었습니다. 추적 기간의 중앙값은 36개월이었고, 션트 재수술의 5년 누적 발생률은 사망의 영향을 고려한 분석에서 39.4%로 추정되었습니다. Rakip et al (2026)
이 수치는 모든 환자를 5년간 관찰한 단순 비율이 아니며, 모든 병원의 보편적인 재수술률도 아닙니다. 단일기관·혼합 환자군의 결과이고, 현재 최종 편집 전 조기 공개 논문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좋아진 뒤에도 션트 기능과 동반 질환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2026년 장기 추적 논문의 첫 페이지 보기

Rakip et al (2026), BMC Neurology. 원문 PDF. CC BY 4.0에 따라 첫 페이지를 이미지로 변환해 수록했습니다. 본문 내용은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Article in Press 판본입니다.
수술 후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면 곧바로 ‘수술 효과가 끝났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션트 막힘이나 설정 문제, 동반 신경퇴행성 질환, 감염 등 새로운 질환을 다시 평가합니다. 재활과 낙상 예방, 보호자의 변화 기록도 경과 관찰에 도움이 됩니다. Williams and Malm (2016)

어떤 상황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나요?
설명되지 않는 보행 변화가 지속된다면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력 저하나 배뇨 변화가 동반되면 함께 알리고, 평소 걸음과 방향 전환 모습을 안전하게 촬영한 영상, 증상 시작 시점, 복용약 목록을 준비하면 경과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료에서는 ‘어떤 기능을 가장 회복하고 싶은가’를 구체적으로 상의해 보세요. 혼자 화장실에 갈 수 있는지, 넘어지는 횟수가 줄어드는지처럼 일상생활의 목표를 정하면 수술의 이득과 부담을 판단하기 쉽습니다.
대개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이므로, 갑자기 발생한 한쪽 마비·말 어눌함·심한 두통·급격한 의식 변화는 이 질환으로 단정하면 안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뇌졸중이나 출혈 등 다른 응급 원인에 대한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요실금이 없으면 정상압 수두증이 아닌가요?
A. 세 가지 증상이 모두 있어야만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행 변화와 인지 저하 등이 있다면 진료에서 평가할 수 있습니다.
Q. 뇌압이 정상이라고 들었는데도 검사가 필요한가요?
A. 한 번 측정한 정상 압력만으로 배제하지 않습니다. 병의 이름 자체가 정상 범위의 압력에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특징에서 유래했습니다.
Q. 탭 검사 뒤 바로 좋아지지 않았으면 수술은 의미가 없나요?
A. 즉시 변화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평가 시점, 검사 방법, 영상과 증상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치매가 있으면 수술할 수 없나요?
A. 인지 저하의 원인과 정도, 보행의 회복 가능성을 따로 평가합니다. 다른 치매 질환이 함께 있으면 인지 회복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Q. ‘치료 가능한 치매’라고 하면 완전히 회복된다는 뜻인가요?
A. 일부 기능이 치료로 개선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완전 회복을 보장하는 표현은 아니며, 최근 무작위시험에서 가장 명확했던 효과는 보행 개선이었습니다.
Q. 약만으로 치료할 수 있나요?
A. 확립된 치료의 중심은 적절한 환자에서 시행하는 뇌척수액 션트 수술입니다. 약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수술 평가를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원인에 대한 치료와 재활은 함께 고려합니다.
Q. 수술 후 다시 걸음이 느려지면 어떻게 하나요?
A. 수술받은 병원에 변화 시점과 동반 증상을 알리고 재평가받으세요. 션트 문제뿐 아니라 다른 질환도 원인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Nakajima M et al (2021) Guidelines for Management of Idiopathic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Third Edition): Endorsed by the Japanese Society of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eurologia Medico-Chirurgica 61:63–97. doi:10.2176/nmc.st.2020-0292
- Johnson MD, Williams MA (2025) Idiopathic Normal-Pressure Hydrocephalu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93:2243–2253. doi:10.1056/NEJMra2306506
- Williams MA, Malm J (2016) Diagnosis and Treatment of Idiopathic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Continuum 22:579–599. doi:10.1212/CON.0000000000000305
- Bluett B et al (2025) Standardizing the large-volume “tap test” for evaluating idiopathic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a systematic review. Journal of Neurosurgical Sciences 69:46–63. doi:10.23736/S0390-5616.24.06368-9
- Luciano MG et al (2025) A Randomized Trial of Shunting for Idiopathic Normal-Pressure Hydrocephalu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93:2198–2209. doi:10.1056/NEJMoa2503109
- Salih A et al (2024) The effectiveness of various CSF diversion surgeries in idiopathic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ClinicalMedicine 77:102891. doi:10.1016/j.eclinm.2024.102891
- Rakip U et al (2026) Long-term outcomes after shunt surgery for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a competing-risks analysis of revision and mortality. BMC Neurology, Article in Press. doi:10.1186/s12883-026-05346-x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검사와 수술의 필요성은 신경과·신경외과 전문의가 증상, 영상, 동반 질환과 전신 상태를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